디지털 전환에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데이터가 모이고 나뉘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도 화두가 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7월 14일 명동 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실에서 '위드 데이터 시대, 데이터센터 퀀텀 점프 2022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행사에 앞서 현재 데이터센터 현대화 및 구축 트랜드, 그리고 기업의 데이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특별기획을 연재한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데이터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를 위한 인프라의 수요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확충에 혈안인 이유다.
데이터센터 건립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데이터센터를 지을 만큼의 수요가 있는지 여부인데, 업계에서는 “현재 수요는 차고 넘친다”는 입장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시되는 입지 조건이다. 숱한 서버를 가동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가동을 위한 전력 공급 및 냉각수가 없다면 운영이 불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강원도가 데이터센터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고, 도 역시 적극 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 항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에는 규모나 성능이 최우선 홍보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환경 친화적인 데이터센터인지가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친환경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전력 효율적인 설계가 됐는지, 탄소중립(넷제로)는 언제 달성할 것인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가시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도 있다. 전력효율지수(Power Usage Effectivenss, PUE)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365일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전력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PUE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총 전력량을 정보기술(IT) 장비 전력량으로 나눈 값이다. 1에 가까울수록 전력 효율이 높은 데이터센터로 평가된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에 업타임인스튜트(Uptime Institute)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1.57이다. 이 수치는 지속해서 낮아지는 중인데, 2007년 2.5에서 2011년 1.98, 2017년에는 1.58까지 줄었다. 2019년 1.67로 다소 상승한 이후 2020년 1.59, 2021년 1.57로 다시 하락한 상태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의 PUE는 2.54다. 다만 이는 민간·공공을 합한 수치로, 2016년 민간 데이터센터는 1.73, 공공 데이터센터는 3.89로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 민간 기업의 경우 에너지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원도 춘천에 자리한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과 NHN의 판교 데이터센터 ‘NCC1’은 각각 PUE 1.09와 1.25를 기록했다. 삼성SDS 춘천 데이터센터도 PUE 1.26으로 글로벌 평균보다 낮은 수치다.
다수 기업들이 신규 데이터센터를 건립 예정이다. NHN은 광주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경남 김해시, 전남 순천시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모두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데이터센터가 될 전망이다. NHN클라우드 김동훈 대표는 지난 28일 자사 컨퍼런스에서 “NHN의 데이터센터는 2019년 에너지 챔피언, 2020년 한국에너지대상 대통령 표창 수상 등을 통해 고효율 데이터센터라는 것을 입증했다”며 자사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PUE가 높은 공공 데이터센터다. 2016년을 끝으로 조사 자료가 업데이트되지 않은 터라 최근 현황을 파악하긴 어려우나 절반으로 줄였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평균을 상회한다. 노후화된 데이터센터의 운영으로 필요 이상의 전력이 소비되는 중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방향의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고, 서버나 구성 제품들의 소비전력 효율화는 기본이다. 소프트웨어(SW)를 통해 낭비를 줄이는 것도 필수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에 대한 고민도 이뤄지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20년 발표한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이라는 이름의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 연구가 대표적이다.
원통형의 소형 데이터센터를 해저에서 운영한 것이 특징이다. MS는 2년간의 테스트 결과 해저 데이터센터가 지상보다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산소보다 부식성이 덜한 질소에 노출되고, 무인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물리적인 충돌의 부재 등으로 수중 데이터센터의 고장률은 지상 데이터센터에 비해 8분의 1 수준이었다. 이에 더해 수중 데이터센터에 활용된 에너지는 풍력과 태양열로, 100% 친환경 에너지다.
새로 건설하는 데이터센터의 PUE를 낮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으리라는 지적도 있다. 노후된 데이터센터도 지속해서 운영하는 만큼, 이들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후 장비를 교체하거나, 데이터센터 내 센서를 부착해 적절한 수준의 냉방이 제공되도록 하는 솔루션 등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한편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과 별개로, 전기요금 인상이 예고된 만큼 에너지 효율성 증대는 기업들의 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데이터센터가 건립된 이후로는 운영원가의 대부분이 전기요금에서 발생한다. 전기요금 인상은 데이터센터 운영비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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