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라이즌 ‘MX사업부’·퀄컴 ‘파운드리사업부’ 고객사 - 삼성전자 스마트폰 1분기 북미 판매량 1040만대…전년비 13%↑ - 매출처 재편, 스마트폰 판매 증가 대비 파운드리 확대 앞서 - 파운드리 경쟁력 우려 불구 성장성 입증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삼성전자 5대 매출처가 또 한 번 요동쳤다. 지난 1분기 통신사 버라이즌이 탈락하고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 퀄컴이 입성했다. 삼성전자 특유의 사업 구조 때문이다. 퀄컴은 삼성전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최대 ‘고객사’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는 ‘경쟁사’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와는 ‘협력사’다. 애플에 이어 퀄컴과 유대는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17일 삼성전자 제54기 분기보고서(2022년 1월~3월)에 따르면 삼성전자 5대 매출처는 ▲애플 ▲베스트바이 ▲도이치텔레콤 ▲퀄컴 ▲슈프림일렉트로닉스다. 전체 매출액의 14%를 차지했다.
작년 기준 삼성전자 5대 매출처는 ▲애플 ▲베스트바이 ▲도이치텔레콤 ▲슈프림일렉트로닉스 ▲버라이즌이다. 버라이즌이 빠지고 퀄컴이 들어왔다.
버라이즌은 북미 점유율 1위 통신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고객사다. 삼성전자는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 2위다. 버라이즌은 2014년부터 5대 매출처에 편입했다.
이번 분기 5대 매출처 재편은 2020년 화웨이 탈락 때와는 다르다. 화웨이의 경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 고객사였지만 미국 제재로 거래가 감소했다. 이번 사례는 스마트폰 부진보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호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긍정적 신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 미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1040만대다. 점유율을 32.4%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판매량은 13.0% 점유율은 3.6%포인트 상승했다.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는 매출 확대를 일컫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퀄컴 스냅드래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 실적을 따로 공개치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5대 매출처에 버라이즌 대신 퀄컴을 포함했다는 것은 파운드리 퀄컴 매출이 스마트폰 버라이즌 매출을 상회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부품과 완제품을 같이 하는 회사다. 이 때문에 완제품이 경쟁사에 밀리더라도 삼성전자 부품을 사용하는 회사가 성장하면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모바일 기기 경쟁사지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 최대 고객사 중 하나다. 애플은 고객사별 분류가 적용된 2010년 이래 삼성전자 5대 매출처에서 빠진 적이 없다. 심지어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특허를 둘러싸고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소송을 불사한 관계다.
한편 삼성전자 5대 매출처는 당분간 현 상황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 자리를 두고 버라이즌과 퀄컴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퀄컴이 요구하는 수준의 AP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하지만 TSMC는 애플 AP 생산을 우선하는 업체다. 세계 파운드리 업계는 생산능력(캐파) 부족 상태가 지속 중이다. 퀄컴이 인텔과 파운드리 협력을 예고했지만 인텔에 물량을 몰아주기는 쉽지 않다. 퀄컴과 인텔은 직접적 경쟁사다. 인텔은 퀄컴의 저전력 AP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오히려 버라이즌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변수다. 삼성전자는 AT&T 등 미국 주요 통신사와 모두 거래를 한다. 버라이즌 비중이 관건이다.
애플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대안을 구하지 못했다. 베스트바이는 북미 최대 생활가전 유통사다. 도이치텔레콤은 유럽 최대 통신사다. 슈프림일렉트로닉스는 중화권 반도체 유통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