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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수출대금 어떻게 받나?…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2-03-08 19:43:14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논설실장] 러시아가 대통령령으로 지난 7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40개국을 '비우호국' 목록에 올리고, 이들 국가에 대해서는 무역대금 등 외화 채무 결제를 '루블화'로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예를들어 채무자(러시아 수입업자)와 채권자(한국 수출업자)간의 무역대금 결제의 경우, 러시아 수입업자가 러시아 은행에 루블화 지급 계정을 만들고, 결제 당일의 환율을 적용해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8일 우리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주도로 서울 대한상의에서 재외 무역관 등과 화상회의를 통해 대 러시아 수출 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는 등 민관 대책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하지만 결론부터말하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이같은 ‘루블화’ 결제 통보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히 없다.
‘루블화’가 러-우크라이나 전쟁전과 비교해 50%까지 폭락한 상황이기때문에, 설령 한국의 수출업자가 루블화로 결제를 받는다고 합의하더라도 고스란히 환차손 리스크를 감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경우, 국내 은행과 러시아은행간 수출 대금을 안전하게 지급보장해주는 신용장(L/C) 결제 방식도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
일반적으로 신용장 개설시 국내 은행과 러시아 은행간에 ‘달러’결제로 확약했다고 하더라도 ‘전쟁 또는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조항이 있으면 은행은 지급보장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데, 이번 러시아의 조치는 전쟁 등에 의한 불가항력 사유로 봐야한다는 견해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오는 12일부터 VTB은행 등 7개 주요 러시아 은행들에 대한 ‘SWIFT’망이 막히기 때문에 어차피 이번 ‘비우호국’ 목록과 관계없이 국내 수출기업들의 정상적인 무역대금 청산(결제)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즉, 루블화 결제 조치는 경제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조치일뿐 사실상 달러의 지급불능을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우리 나라 수출기업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고, 다시 예전처럼 무역대금을 달러 결제로 정상화할때까지 무역금융을 지원받으면서 6개월~1년 정도 버티는 것이 현재로선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도 현재로선 사실상 이것 뿐이다.
즉 수출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사태가 정상화될때까지 수출기업들에게 ‘러시아 수출 계약및 지급 확약’을 담보로 하고, 이를 근거로 해당 금액 범위내에서 무역금융을 지원함으로써 재무적 리스크를 완화해주는 방법이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도 산업계는 정부에 “루블화 결제에 따른 환차손 피해 등이 예상되므로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했는데, 이 지원책은 무역금융 지원밖에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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