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65곳…322명으로 4.8%
- 사외이사 비중 15%…올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효로 더 확대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매년 3월8일은 UN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세계 여성의 날의 상징은 생존권을 상징하는 빵과 참정권을 뜻하는 장미다. 국내 기업에서 빵과 장미는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은 10% 미만이다. 여전히 남성 임원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일환으로 여성 임원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8월부터 발효될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여성 사외이사 충원에도 활발하게 나서는 중이다.
◆100대 기업 중 35곳은 여성 임원 ‘0’…작년 기준 322명=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2021년 반기보고서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사외이사를 제외한 여성 임원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총 65곳이다. 10년 전 2011년 30곳에서 2016년 40곳, 2020년 60곳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35곳은 여성 임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전체 임원 6664명에서 여성 임원의 숫자는 총 322명이다. 3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임원의 4.8%다. 최대 보유 기업은 삼성전자로 총 55명이다. CJ제일제당과 네이버가 각 22명 17명으로 뒤를 이었다. 아모레퍼시픽 16명, 현대차 15명, 삼성SDS 13명, KT 10명 순으로 많았다.
국내 대표 기업 및 그룹 역시 평균치와 비슷한 정도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공개한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여성 임원 비중은 6.6%다. LG그룹과 SK그룹은 올해 기준 각각 6.2% 4.8%로 나타났다.
◆女 사외이사, 2020년 대비 2배 늘어…자본시장법 개정안 덕=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각 기업은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8월 시행될 자본시장법 개정안 때문이다.
개정된 자본시장법 제165조의20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회 성별이 전원 특정 성으로 구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법안에는 처벌 조항이 명시되지 않아 이를 지키지 않을 시에도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기업들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영입에 앞장서고 있다.
2021년 3분기 기준 100대 기업 사외이사 448명 중 남성은 381명, 여성은 67명이다. 2020년 35명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여성 사외이사가 있는 기업은 30곳에서 60곳으로 뛰었다. 비중 역시 7.9%에서 15%로 성장했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올 상반기에는 20% 이상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이노베이션 ▲현대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은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첫 여성 이사회 의장이 탄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의장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외이사 출신이었던 만큼 다음 의장 역시 사외이사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 중 가장 재임 기간이 길었던 김선욱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임원의 경우 속도는 느리지만 점차 인원이 늘어가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올해 8월 발효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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