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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정치테마주, 5년마다 3월만 되면 뜨는 곳은?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중요 선거철이 되면 투자 시장에서 잊지 않고 고개를 빼꼼히 내드는 종목이 있다. 바로 코스닥 상장사 안랩이다.

안랩은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 번씩 들어본 통합보안 업체다. 매년 견조한 실적으로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실적주로 분류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지만, 늘 대선이나 서울시장과 같은 중요 정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가가 요동친다. 이는 안랩의 최대주주가 정치계 거물이 된 안철수이기 때문이다.

이번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지분 18.6%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에 있는 동그라미재단이 보유한 9.99%의 지분율까지 합하면 총 28.59%의 영향력을 가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동그라미 재단은 안 후보가 현금 722억원, 주식 489억원 가량을 출현해서 2012년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이런 안 후보의 정치 행보와 명운을 같이해 온 안랩 주가가 3일 다시 한번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날 오전 유력 대선주자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나란히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전격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단일화 발표 소식에 안랩 주가는 8% 이상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월10일 장중한 때 12만850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할 당시의 가파른 상승세는 아니지만, 이후 지속해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6만원 중반대 주가까지 밀렸던 상황을 감안하면, 오랜만에 큰 상승폭이다.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안랩 주가는 안 후보 대선 지지율 상승과 맞물리며 신고가까지 90% 가까이 상승가도를 달렸다.

안랩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완만한 구릉지대에 하나의 봉우리가 솟아있는 것과 같은 차트를 그리고 있지만, 안 후보가 2011년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난 10여 년간 3번의 대선 출마와 2번의 서울시장 도전에 나설 때도 늘 비슷한 차트 양상을 보였다.

가까이 2020년 12월 20일 안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출마했을 당시, 이전까지 6만원 초반대였던 주가가 이후 쉼 없이 상승하며 한 달 만에 10만원 초반대에서 거래되면서 66% 가량 상승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야권 최종 단일화 단계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패하는 등 상황의 영향을 받아 상승폭을 그대로 돌려주며 6만원 초반대까지 돌아왔다.

당시 상황을 조명해보면, 지난해 3월 24일 오 후보에게 패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 날 주가는 오전 7만원 후반대까지 상승하며 안 후보의 단일화 승리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하지만, 안 후보 패배가 결정되자마자 52주 신저가인 6만100원까지 떨어지며 정체테마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안랩 거래량은 약 305만주로 이전 10거래일 평균 거래량의 6배가 넘었다. 이밖에 2016년 20대 국회의원, 2017년 19대 대선 출마 당시에도 그래프는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정치테마주 특성상 투표철이 되면 한때 반짝 상승했다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현상)처럼 힘을 잃는 게 다반사다. 즉 선거일이 지나면 보통 더 추락하곤 한다. 지난 16대에서 19대 대선까지 실제 당선된 후보 기준으로 테마주 수익률은 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떨어져서 5일 뒤 10% 가까이 밀렸다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분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사실상 테마주 투자가 건전한 투자기법은 아니다. 다만 고위험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긴 하지만 그만큼 손해도 커지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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