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보안업체 안랩 주가가 오전 2%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지난 주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제안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 안 후보는 후보 등록 이후 유튜브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단일화는 누가 되는 것 이전에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가"라고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여론조사에 따른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윤석열 후보에게 공식 제안하고 나섰다.
현재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대해 윤 후보 측이 2~3일 안에 결정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단일화 방식에 있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며 사실상 역선택 우려를 이유로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을 거부했다.
다만, 윤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 않겠다며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오전 10시 49분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2% 넘게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안랩 주가는 안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과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난달 10일 장중 12만8500원에 거래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만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1월 초 안 후보 지지율이 15%대로 치솟으면서 투자자 수요가 많아진 영향이다.
하지만, 이후 안 후보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떨어지고 윤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자 전 거래일까지 한 달 도 채 안 돼 주가가 77% 가까이 하락했다.
사실상 금융투자업계에서 실적이 좋은 업체라고 분류하고 있음에도 안 후보의 정치 행보에 따라 더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 때문에,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안 후보 정치테마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지난 11일 안랩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073억원, 영업이익은 22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16.3%, 14.8%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랩은 해마다 꾸준히 실적 상향을 해왔다. 2012년 최초로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2015년을 제외하고는 지속해서 성장해왔다.
한편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재산·납세·병역 등의 신고사항을 제출한 사항에 따르면 안 후보는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의 총재산은 1979억8554만2000원으로, 본인 명의의 안랩 상장주식 186만주의 가액 1839억5400만원이 재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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