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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엔비디아, 인텔은 퀄컴 잡는다…삼성 파운드리 어쩌나

- 대형 고객사 연달아 잃을 위기
- 업계 “신기술·설계 서비스 등 내세워 극복해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샌드위치’ 처지에 놓였다. 최강자 TSMC와 추격자 인텔에 대형 고객사를 연이어 빼앗길 위기다. 자체 생태계 확장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키워가던 삼성전자에 암초다. 테슬라, 구글 등과 거래를 늘려가고 있으나 엔비디아와 퀄컴이라는 대어를 놓친다면 상황은 심각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9월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 ‘RTX40’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5나노미터(nm) 기반으로 지난 2020년 9월 출시한 ‘RTX30’ 시리즈 후속작이다.

RTX30의 경우 삼성전자가 8nm 공정을 앞세워 전량 수주했다. 극자외선(EUV) 기술을 활용한 7nm보다 한 단계 아래지만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고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여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았다. 생산능력(캐파)에서 상대적 여유가 있던 것도 고려됐다.

하지만 신작에서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과거 엔비디아 GPU를 생산했던 TSMC가 발 빠르게 물밑 작업을 펼친 영향이다. TSMC는 제조단가 등에서 최대 고객사 애플과 유사한 수준의 혜택을 제시하면서 엔비디아 모시기에 나섰다. 5nm 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삼성전자 대비 높은 부분도 긍정 요소로 작용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TSMC가 RTX40 수주에 성공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TSMC에 선급금 90억달러(약 10조7300억원)를 순차 제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분기에는 18억달러 정도가 지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비상이다. 시스템LSI 사업부를 제외하면 퀄컴과 엔비디아가 파운드리 사업부의 최대 고객이었다. 문제는 엔비디아에 이어 퀄컴마저 내줄 위기라는 점이다.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인텔은 퀄컴, 아마존 등을 고객사로 유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은 오는 2024년부터 2nm 수준인 인텔20A 공정으로 퀄컴과 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 시리즈를 독점하는 TSMC에 삼성전자는 퀄컴 AP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담당하면서 맞붙을 놓았다. 이 상황에서 인텔이 퀄컴 공급망에 진입한 것은 삼성전자에 부정적이다.

삼성전자는 테슬라 구글 IBM 등과도 손잡으면서 파운드리 2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으나 엔비디아와 퀄컴을 잃는다면 선두 추격이 어려워진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도 파운드리 다변화에 나선 만큼 신규 고객사 확보 또는 기존 협력사와의 관계 개선 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분기마다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수율 이슈에 휘말리는 등 위기가 찾아왔다. 대형 고객사까지 놓친다면 타격이 크다”면서 “업계 최초로 운영하는 GAA(Gate-All-Around) 기반 3nm 공정 등 초격차 기술력과 반도체 설계 지원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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