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부터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5세대(5G)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중소 통신장비기업들의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북미시장에서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예정된 인도 5G 주파수 경매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인도는 오는 8월까지 700MHz~3.6GHz 대역 5G 주파수 경매를 완료할 예정이다.
삼성‧SK 등 대기업과 동반수출도 기대된다. 기지국 각종 장비·부품들이 필요한 만큼, 중소·중견 협력사에게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스테크놀로지와 이노와이어리스, 쏠리드, HFR 등 국내 중소 통신장비업계는 올해 전세계 5G 확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5G 중계기·스몰셀·시험장비 등 해외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우선 5G 안테나와 RF(RadioFrequency)필터를 공급하는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최근 세계 2위 통신사업자의 기지국 안테나 1위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도·아프리카 등에서 4억8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통신사업자의 2022~2023년 기지국 안테나 공급 입찰에서 전체 물량의 절반 수준을 점유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인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델리, 뭄바이, 첸나이 등의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고, 작년 계획됐던 5G 경매가 올해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LTE 기지국 안테나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3분기로 전망되는 5G 경매로 LTE와 함께 5G 안테나 시장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내년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이 회사는 글로벌 통신장비업체와 RF필터 공급 계약을 신규로 체결, 올 하반기부터 유럽과 중남미 전역에 사용될 통신장비 플랫폼 신제품에 탑재된다. 미국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 등 대형 통신사들이 구축하는 5G 중대역(3.7~4.2GHz) 망 구축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 통신사와 네트워크 장비·단말기 제조사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이노와이어리스도 최근 일본에서 5G스몰셀 무선통신인증을 획득하며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통신품질 시험장비와 소형 기지국(스몰셀) 분야에 특화된 이노와이어리스는 매출의 60%가 해외에서 나온다.
특정 제조사 제품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오픈랜 및 최근 국가별로 5G 특화망 구축도 기회로 삼고 있다. 증권가는 이노와이어리스가 스몰셀 매출 본격화로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전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쏠리드는 영국과 북미지역에 광중계기(DAS)와 오픈랜 매출을 확대 중이다. 그동안 부진했던 미국 DAS 매출이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정상화되고 런던 지하철 중계기 매출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935억원,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밖에 HFR은 2020년 미국 버라이즌, AT&T의 5G 프론트홀 공급업자로 선정된 이후 지난해 11월 후지쯔를 통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5G 특화망 장비를 일본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전세계 통신사가 3~4GHz 사용 빈도를 확대하는 모양새인 만큼 고주파수에 강점을 갖고 있는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에 큰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또, 미-중 무역갈등에 따라 미국 통신사들이 화웨이, ZTE 등 장비를 걷어내면서 삼성·에릭슨·노키아·후지쯔 등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국내 중소 5G 장비업체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노와이어리스, 다산네트웍스, HFR, 케이엠더블유(KMW) 등 일부 장비업체들은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2에 참가해 해외 영업을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