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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디스플레이 투자 '재개'…배터리도 '초읽기'

- 이재용 부회장 복귀로 탄력…美 파운드리 신공장 부지 확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의 투자 시계가 빨라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투자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라인 증설에 착수했다. 최근 파인텍 필옵틱스 HB솔루션 영우디에스피 로체시스템즈 등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와 연이어 계약을 체결했다. 총 금액규모는 700억원이다. 향후 추가 주문이 이뤄질 전망이다.

모듈 공정은 ▲패널 세정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부착 ▲인쇄회로기판(PCB) 부착 등으로 이뤄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 시 국내 전공정, 베트남 후공정 위주로 진행한다.

이번 투자는 접는(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중소형 OLED 생산량 확대 및 애플 펀치홀 도입 대응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충남 아산의 OLED 팹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 고객사 물량을 처리하는 데 문제없는 생산능력(캐파)을 갖추고 있다.

다만 모듈 공장은 상대적으로 캐파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Z플립3’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폴더블 패널 수요가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외판까지 시작해 물량 확장이 필요했다.

또 다른 포인트는 아이폰의 변화다. 애플은 내년 선보일 ‘아이폰14’ 시리즈 상위 모델에 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다. 그동안 전체 제품에 화면 상단이 움푹 파인 노치 방식을 채택해왔다. 이에 따른 레이저 장비 교체 수요가 있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총수 부재 등으로 삼성 그룹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이 늦어졌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 부회장이 업무를 시작하면서 큰 틀에서 논의됐던 부분들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신공장 부지를 확정했다. 투자 결정은 진작에 이뤄졌으나 부지 선정 단계에서 수개월이 소요됐다. 내년 상반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착공한다.

배터리 투자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는 헝가리 2공장 증설을 위해 현지 정부와 인센티브 논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 소재 협력사 에코프로비엠이 헝가리 공장 설립을 확정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SDI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일정이 나올 전망이다.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합작사(JV) 관련 세부 사항 조율도 이른 시일 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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