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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메모리 전망…삼성·SK "내년도 좋다, 고로 투자한다"

- 美 모건스탠리, ‘겨울이 온다’→‘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로 입장 변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메모리 시장에 대한 상반된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겨울이 온다’라는 부정적 시각과 ‘호황이 이어진다’는 긍정적 시각이다. 업계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후자다. 양사는 우려의 목소리에 투자로 대답하고 있다.

2일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2022년 메모리 성장률을 8.5%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예상한 18.4%보다 약 10%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는 1907억6900만달러(약 225조원)에서 1716억8200만달러(약 203조원)로 낮췄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8월 ‘메모리 시장에 겨울 온다’라는 보고서로 고점론을 제기했다. 이후 주요 메모리 제조사 주가가 휘청거렸고 지난달 D램 고정거래가가 전월대비 9.51% 인하하면서 내년 부진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면 반박했다. 가격 및 재고 등 일시적 조정은 있을 수 있겠으나 메모리 수요는 지속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한진만 부사장은 “메모리 가격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고객사와 가격협상 난도가 올라간 건 사실”이라면서도 “메모리 사이클 변동 폭이 작아졌고 보유 재고가 낮은 수준이어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은 더욱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최근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5세대(5G) 이동통신 확대 등이 메모리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두 회사는 행동으로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낸드플래시 2공장 투자를 완료했다. 해당 팹에 총 80억달러(약 9조4500억원)를 투입하면서 낸드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국내에서는 평택 2공장(P2) 내 낸드 라인이 하반기 가동에 돌입했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평택 3공장(P3)도 P2와 마찬가지로 복합 생산기지(메모리 + 시스템반도체)로 꾸려진다. D램 및 낸드 생산량을 지속 확대한다는 의미다. P3의 경우 협력사와 논의를 통해 이르면 내년 2분기 장비 반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 4공장(P4)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착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P4 역시 메모리 라인이 포함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천 M16 투자를 이어간다. 극자외선(EUV) 장비 등 추가에 나서는 동시에 청주 M15, 중국 우시 C2F 등 시설투자도 이뤄진다. 중국 정부 승인이 떨어지면 인텔 낸드 사업 인수 작업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의지는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찬물을 끼얹은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메모리 가격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고 언급했다. 미국 시티그룹도 “D램 가격 조정이 마무리 단계다. 내년 1분기 수요가 확대할 전망”이라고 이야기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D램 고정거래가는 3.71달러로 전월과 동일했다. 추가 하락 우려가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서도 나쁘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반도체 수출은 120억4000만달러(약 14조2100억원)로 전년동월대비 40.1% 확대했다. 17개월 연속 증가세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에서 메모리 비중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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