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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그립 품고 라이브커머스 ‘투트랙’…네이버와 맞대결

- 오픈형 라이브커머스 제공…‘상생·글로벌’ 중심 커머스 강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카카오가 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기존 브랜드업체 중심으로 진행하던 ‘폐쇄형’ 카카오 쇼핑라이브에 더해 일반인 누구나 판매자로 나설 수 있는 ‘오픈형’ 방식을 추가한 투트랙 전략이다.

2일 카카오는 라이브커머스 기업 ‘그립컴퍼니’에 1800억원을 투자해 약 50% 지분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립컴퍼니가 운영하는 ‘그립’은 판매자 누구나 쉽게 모바일로 ‘라이브 방송(라방)’이 가능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다. 2019년 2월 선보인 이후 현재 1만7000여명 판매자들이 입점,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는 이미 라이브커머스로 카카오쇼핑라이브를 운영 중이다. 단 이 서비스는 일부 브랜드·제조사 등 카카오커머스와 사전협의를 거친 기업들만 방송이 가능하고 일일 진행하는 횟수도 제한됐다. 방송 제작부터 진행까지 모두 카카오가 주관해 ‘모바일판 홈쇼핑’과 유사하다.

카카오가 그립과 함께 준비하는 라이브커머스는 기존 쇼핑라이브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립은 판매자 누구나 모바일로 ‘라방’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성장했다. 직접 방송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판매자들은 쇼호스트 역할을 신청한 ‘그리퍼’와 매칭시켜주기도 한다. 판매자 장벽을 낮춰 판로개척에 기여한 셈이다.

카카오와 그립이 함께 준비하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은 중소상공인 상생에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는 파트너사들이 비즈니스 통합 가입 한 번으로 카카오톡 채널·창작자센터·카카오뷰 등을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일체 수수료 없이 운영되는 스토어형 톡 채널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비즈니스 툴을 모두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라이브커머스 또한 파트너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의 연장선인 셈이다. 다만 아직까지 수수료 체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았다. 기존 운영하던 카카오쇼핑라이브와 다른 방식으로 운영돼 엄밀히 운영 주체도 나뉜다. 브랜드 중심 카카오쇼핑라이브가 카카오커머스 중심으로 운영한다면 새 플랫폼은 톡 채널과 관련돼 있는 만큼 본사 차원에서 투자·운영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커머스 업계 패러다임이 영상 기반으로 바뀌고 있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카카오 쇼핑라이브와 새롭게 준비하는 라이브커머스는 성격이 많이 달라 투트랙으로 운영하며 각 색깔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파트너사들과 상생을 앞세워 라이브커머스를 준비하는 만큼 일찌감치 오픈형 라이브커머스를 키워온 네이버와 맞대결이 불가피해졌다. 그립 역시 오픈형 방식을 앞세워 온 만큼 주요 경쟁상대로 네이버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지난해 7월 선보인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올해 상반기 기준 거래액 2500억원을 넘어서며 업계 1위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한편 카카오는 그립과 함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해외진출에서도 협업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립은 최근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재팬’에 그립클라우드 솔루션을 공급했다. 내년 상반기엔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미국에선 솔루션이 아닌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글로벌 확장을 노리는 카카오도 협조할 전망이다.

카카오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긴 오프라인 상점들의 새로운 판로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이 카카오가 추구하는 기술을 통한 상생이라는 측면에 부합했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그립과 카카오가 함께 상생을 확대하고, 글로벌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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