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에 매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최신 데이터센터가 ‘스펙 자랑’을 하듯 우수한 전력효율지수(Power Usage Effectivenss, PUE)를 갖췄다고 홍보하는 이유다.
PUE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총 전력량을 정보기술(IT) 장비 전력량으로 나눈 값이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365일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전력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1에 가까울수록 전력 효율이 높은 데이터센터로 평가된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에 업타임인스튜트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평균 PUE는 2006년 2.5에서 2020년 1.59 수준으로 줄었다. 신규 설립되는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효율을 고려해 설계한 덕분이다.
국내 기업들도 에너지 효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원도 춘천에 자리한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과 삼성SDS 춘천 데이터센터는 2020년 기준 각각 PUE 1.09, 1.2를 기록하며 친환경·고효율 데이터센터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고효율 데이터센터가 증가함에도 불구, 국내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최동훈 매니저는 “국내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2.6 수준”이라고 말했다. 15년 전 글로벌 평균 수준이다.
◆문제는 레거시 데이터센터··· 3.0 이상도 수두룩
국내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가 높은 까닭은 에너지 효율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레거시 데이터센터가 많기 때문이다. PUE 2.0 이상의 민간 데이터센터가 많고, 공공 데이터센터의 경우 평균 PUE가 3.0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 최동훈 매니저의 설명이다.
2018년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데이터센터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산업계의 평균 PUE는 1.73, 공공 데이터센터의 평균은 3.89다. 정부 에너지 이용 합리화 기본계획에서는 이와 같은 부분을 지적, 에너지 효율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공략 대상도 에너지 효율이 낮은, 노후화된 데이터센터다.
최 매니저는 “새로 설립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설계부터 고효율 데이터센터로 준비하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PUE 1.2의 데이터센터를 1.1로 낮추는 것보다, PUE 4의 데이터센터를 PUE 3으로 낮추는 것이 더 쉽고 효과적”이라며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은 PUE가 높은 레거시 데이터센터”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향상 돕는 ‘AI 쿨링 옵티마이저’
IT 장비의 경우 작업량이 많을수록 온도가 높아지는데, 일정 온도를 초과할 경우 성능 저하 및 장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365일 가동하는 데이터센터에 이는 치명적인 문제로 작용한다. 데이터센터가 서버 장비에 못지 않게 항온항습기 등 냉방 장비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최 매니저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전력은 IT 장비에 50%, 냉방에 40%, 기타 10%라고 전했다. 비용 효율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냉방에 대한 개선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IT 장비(랙)의 온도를 측정하는 센서와 이를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SW)로 구성된 데이터센터 쿨링 자동운영 솔루션 ‘쿨링 옵티마이저’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이 IT 장비의 온도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그에 적합한 냉방이 제공되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그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IT 장비와 냉장 장비를 구매하는 것으로도 데이터센터의 PUE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장비의 구매는 도입 비용이 크기 때문에 쉽사리 교체하기 어렵다. 설령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이를 잘 관리하지 않을 경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는데, 쿨링 옵티마이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라고 피력했다.
또 최 매니저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가를 고민하는 에너지 전문 기업”이라며 “정부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ESG를 강조함에 따라 문의량이 늘고 있다. 기업들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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