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케이뱅크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 4월 문을 연 이후 4년여만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등이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3일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 잠정으로 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1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감안하면 상반기 누적 손실은 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9억원) 대비 손실 규모를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뜨렸다.
흑자전환의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고객 증가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400만명의 고객이 늘어 6월 말 기준 고객 수 619만명을 기록했다.
고객 증가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가 영향을 줬다. 올해 1분기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가상자산 투자자 수가 크게 늘었고,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비교적 계좌 발급이 쉬운 업비트로 투자자가 쏠린 것이다. 업비트는 지난해 6월부터 케이뱅크와 제휴해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간 안드로이드 기준 업비트 애플리케이션의 가상자산 업계 점유율은 75.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 고객 수는 한 달 새 146만명이 증가했다. 업비트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객이 증가하면서 여수신 잔액도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수신과 여신은 각각 7조5400억원, 2조1000억원 늘어 6월 말 잔액 기준으로 수신 11조2900억원, 여신 5조900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고객 수와 자산 증가를 기반으로 이자와 비이자 모두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순이자 부문에서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약 3.8배 증가한 709억원의 이익을 냈다.
케이뱅크 측은 “100% 비대면으로 편의성을 제공하고, 금리 경쟁력을 앞세운 아파트담보대출이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취급액 7000억원을 넘어섰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상반기 목표치 이상으로 달성하면서 이자이익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비이자이익은 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2억원 손실) 대비 약 137억원이 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케이뱅크 측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입출금계좌 서비스 이용이 증가했고, 2금융권 연계때출 활성화에 힘입어 비이자이익도 85억원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은행 운영을 위한 주요 지표들도 개선됐다.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출상품 판매 중단에 따라 2.36%까지 치솟았으나, 올해는 여신 성장과 더불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6월 말 기준 0.37%까지 떨어졌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케이뱅크는 가파른 외형 성장을 바탕으로 이자와 비이자를 아우르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대폭적인 펀더멘탈 개선을 이뤘다”며 “마침내 출범 이후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도 KT와의 협력을 통한 ‘스마트론’, BC카드와 함께 선보인 PLCC ‘심플카드’ 등을 필두로 KT그룹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CSS 고도화를 통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에 집중해 디지털 혁신 기반의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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