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비대면 마케팅 강화로 건설업계에도 ‘스마트홈 플랫폼’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스마트홈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와는 달리 아직까지 '일반 아파트' 입주자 대상으로는 제공되는 스마트홈 플랫폼 서비스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일반 거주민들은 건설사가 제공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이 아닌 통신사 등이 제공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대중적인 스마트홈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건설사 주도의 스마트홈 플랫폼이 프리미엄 브랜드 입주민 편의성 강화에만 머무르고 있으며, 아직 태동기의 플랫폼 수준에서 진화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新시장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 팬데믹 이후에는 건설사 플랫폼 위상 달라질까
건설업계에 따르면, 자체 스마트홈 플랫폼을 확산시키지 못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결국 투자 대비 낮은 효율성때문이다. 어느 업계나 마찬가지지만 건설사는 안전 관리 비용 등 철저하게 짜인 보수적 재무구조로 움직인다. 감수도 자주 받는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둔 근래 각 건설사들은 비대면 마케팅보다는 안전 관리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현장 비용을 대폭 늘려 협력업체의 안전 관리까지 철저하겠다고 선언했다. 스마트 안전 강화를 위해 VR 영상도 외주업체에 의뢰해 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건당 최대 억대에 달한다.
또한, 현장 안전 관리 인원을 고용하는 것도 수월하지 않다. 현장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고용해야 할 인원이 생기고 이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변수가 많은 건설업계 특성상 생각하지 못한 시장에 대한 비용 투자는 꺼려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다만 팬데믹 이후 비대면 마케팅 중요성이 강화하자 이제 스마트홈 플랫폼 확장에 가진 건설사가 일부 생기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 대중화는 남의 떡… 아직 갈 길 먼 건설사의 스마트홈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집계한 모바일인덱스HD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스마트홈 IoT 플랫폼 사용 순위는 삼성전자 스마트싱스(Smart Things), LG전자 엘지 씽큐(LG ThinQ), 유플러스 스마트홈(U+스마트홈)이 상위 3위권을 차지했다.
총 설치순위에서도 스마트싱스가 1위였다. SK텔레콤 누구(NUGU), 유플러스 스마트홈, 엘지 씽큐가 뒤를 따랐다.
건설사 아닌 업계의 플랫폼들로 이들은 어디에나 간편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 덕에 실 사용 수나 다운로드 수에서 강점을 보인다. 순위권에는 샤오미의 스마트홈 브랜드도 있을 정도다.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는 입주민이라 하더라도 스마트홈 플랫폼을 활용해 집 안의 기기 등을 활용하려는 요구가 커진 증거다. 이 때문에 일부 건설사는 스마트홈 플랫폼 자체를 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비대면 소통 강화를 위해 플랫폼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우건설은 앞서 지난 2월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아이티로의 지분 30%를 인수했다.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스마트홈 플랫폼 개발 기능을 흡수, 비대면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이티로는 지난 2019년 대우건설 프리미엄 브랜드 푸르지오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발한 회사다. 현재까지 통신사 등과 연동하는 서비스까지 개발한 상태다. 이는 여타 건설사와 크게 다른 수준은 아니다.
삼성물산은 관계사 삼성SDS와 협업해 지난 래미안 A.IoT(AI+IoT) 플랫폼을 지난해 개발했다. 통신사 KT·LG유플러스(LG U+)·SK텔레콤, 네이버·카카오의 스마트홈 기술도 활용 가능하다. 다만 아직은 AI스피커 서비스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지주사 현대자동차그룹 IoT 스마트홈 시스템 하이오티(Hi-oT) 플랫폼을 지난 2018년 공개했다. 힐스테이트와 IoT를 섞어 이름 지었다. 삼성물산 래미안 A.IoT와 유사한 목소리 인식 AI스피커가 주된 기능으로 입주민의 목소리와 주문을 인식해 주차장·엘리베이터를 확인하거나 가전을 제어하는 기능 등을 활용 가능하다.
포스코건설은 아이큐텍(AiQ TECH)을 지난 2019년 론칭했다. AI와 IQ(지능지수)·EQ(감성지수)의 Q를 합친 이름이다. 당시 스마트기술 브랜드를 표명했다. 이후에도 크게 타 건설사와 경쟁력을 달리할 만한 차이점은 없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브랜드 이름을 짓고 나면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용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이어가는데 만족하는 수준이다.
◆ 론칭 후 서비스 이어가기에만 급급… 문제는 분위기
건설업계는 왜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 사업 확장에 다소 소극적일까. 불필요한 투자 비용 증가나 스마트홈 플랫폼 기술 도입에의 경제적 한계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외의 기능 강화 측면에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다수인 것도 사실이다. 모든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플랫폼 사업 비용 투자를 우선하기엔 무리가 있는 셈이다.
기존 스마트홈 플랫폼이 외부 통신사나 플랫폼 기업에 다수 의존하는 점 등은 건설사가 타개해 나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 자체 IT서비스 관계사나 관련 기술을 갖지 못한 건설사의 경우, 외부 솔루션 영입보다는 차라리 거대 플랫폼 기업에 인수되길 바랄 만큼, 스마트홈 기술 투자 강화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스마트홈 개발의 주체를 명확히 하고 관련 인프라들의 역할을 구분해야 대상이 확장된 플랫폼 개발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막대한 자금 문제를 해결할 만한 여력도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다수 건설사들이 아직은 주택 시장 분양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위주의 스마트홈 플랫폼 연명에 급급한 것이다.
비대면 강화 이후 혁신 기술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건설사들이 플랫폼 비즈니스에도 부분적으로 접근하는 시도가 사용자 확장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
건설업계가 아닌 타업계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사용하는 시장의 요구가 늘어나자 건설사도 과거와 달리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가 일부 생겼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아닌 일반 거주민들이 건설사가 만든 스마트홈 플랫폼을 만드는 미래가 올 것인지 시장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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