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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中 수상한 게임 약관, 제재할 방안이 없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틱톡과 위챗 어플리케이션(앱)의 미국 내 사용 금지를 행정명령으로 선언한 바 있다. 틱톡과 위챗이 무단으로 개인 정보를 탈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행정명령에 대해 이틀 전 취소 처분 내렸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정보화 시대'에서의 '정보'가 자원이자 권력에 필요한 하나의 요소로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준 사례로 꼽힌다.

정보가 권력이 되는 시대다. 개인정보 또한 그렇다. 반중(反中)정서가 갈수록 심해짐에 따라 중국 게임에 대한 국내 여론도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중국 게임을 둘러싸고 게임 이용자(사용자) 약관 논란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중국 룽위안네트워크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 '카오스아카데미'의 이용약관 가운데 개인정보 수집 문구에도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된 문구는 개인정보를 국가(중국)의 안전과 안보를 위해 쓰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룽위안 네트워크는 사용자의 마이크와 웹 카메라에 접근할 것이며 (사용자의) 동의 없이 관련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룽위안 네트워크는 사용자의 인가 동의를 구할 필요 없이 사용자의 관련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사용할 것입니다: (a) 국가안보, 국방안보 등 국가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개인 정보 (b) 공공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개인 정보…(하략)"

지난해 미호요의 원신도 백도어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백도어는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에 의해 컴퓨터의 기능이 무단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컴퓨터에 몰래 설치된 통신 연결 기능을 말한다. 정상적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와 암호 시스템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당시 미호요 측은 "안티 치트 프로그램이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는 메커니즘이 유저분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며 "미호요와 원신 개발진이 유저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하거나 이익을 해친 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걱정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상한 약관이 명시가 돼있거나 개인정보 탈취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는 해외 게임에 대한 시정 조치 및 제재를 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사행성, 선정성, 폭력성 등을 고려해 등급분류를 내리지만, 약관은 심사되지 않는다. 사후 관리를 통해 문제 되는 약관의 게임을 걸러내야 하지만 이는 관련 제재 방안이 없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게임 이용자는 게임 기업에 있어 소비자이기도 하다. 소비자를 보호하는 법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외 기업일지라도 국내 소비자가 불공정한 약관으로 불편을 겪는다면 이에 나서 시정 조치하듯, 모든 해외 게임에도 불공정한 약관을 명시하지 못하도록 하는방안 마련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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