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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으로 탄생한 도지코인, 진짜 사용처가 생기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상승 요인도, 사용처도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도지코인(DOGE)에도 점차 사용처가 생기고 있다. 일반적인 가상자산들은 사용처를 확보하고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상승한다. 반면 도지코인의 경우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사용처가 생기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모습이다.

11일 코인마켓캡 기준 도지코인의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는 4위다. 주말부터 시작된 하락세로 가격은 지난주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으나 시가총액 순위는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보유자도, 유통량도 늘었다는 의미다.

‘밈(Meme, 인터넷 상 유행)’으로 탄생한 만큼 도지코인은 기술적 특징도, 사용처를 만들어낼 팀도 없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지지로 팬덤을 확보하면서 가격이 상승했을 뿐이다. 다만 팬덤이 점점 커지고 투자자들도 늘면서 여러 기업에서 도지코인의 사용처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우선 도지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존에 가상자산을 결제수단으로 채택하려는 기업들은 대부분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을 선택했으나, 최근에는 도지코인도 포함시키는 추세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계 차 브랜드 어반티(Urban Tea)는 최근 도지코인을 포함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결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북미 최대 IT 온라인 쇼핑몰인 뉴에그도 지난달부터 도지코인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결제 서비스 ‘비트페이’를 통해 도지코인으로 결제하면 법정화폐로 즉시 전환되는 방식이다.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는 일찌감치 티켓 결제 수단으로 도지코인을 채택한 바 있다. 역시 비트페이를 통한 결제 지원이다.

도지코인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도지코인을 통한 결제량도 증가했다.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인 마크 큐반은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의 결제량이 전달 대비 550% 증가했다”며 “12만 2000달러 상당 상품이 도지코인으로 결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도지코인이 잇따라 결제수단으로 채택되면서 스페이스X의 달 탐사에도 도지코인이 활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우선 스페이스X는 도지코인으로 펀딩을 받아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우주탐사업체인 지오메트릭에너지는 오는 2022년 1분기 무게 40㎏ 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달로 보내는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때 관련 비용을 모두 도지코인으로 낼 예정이다.

머스크 역시 지난달 1일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는 도지코인을 달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는 ‘만우절 장난’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이 발언이 사실화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다만 이처럼 사용처가 늘어남에도 불구, 도지코인의 발행량이 무제한인 점은 계속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급격히 늘어난 도지코인 보유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가상자산 강세론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가 이끄는 갤럭시디지털 리서치팀은 지난 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도지코인은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만한 펀더멘털이 있다”면서도 “도지코인 보유자들이 장기적으로 확고한 전망을 갖고 있는 지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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