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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vs SK 배터리 전쟁 ‘합의’…SK, LG에 ‘현금+로열티’ 2조원 지급(종합)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대표(사진 왼쪽)와 SK이노베이션 김준 대표(사진 오른쪽)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대표(사진 왼쪽)와 SK이노베이션 김준 대표(사진 오른쪽)
- LG에너지솔루션, 지적재산권 무기화 성공…재무구조 개선
- SK이노베이션, 미국 사업 불확실성 해소…영업 재개 위안
- 미국, 최대 수혜…SK 공장 유지·LG 5조원 투자 유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년에 걸친 배터리 소송을 합의로 종결했다. 그동안 양사가 제시한 금액의 중간인 2조원으로 마무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재무구조 개선을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사업 불확실성 해소 효과를 거뒀다. 미국은 자동차 제조사 공급망 안정화와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쟁 종결에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양사 대표, “美 친환경 정책 공동 노력”=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총 2조원을 지급키로 했다.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으로 구성했다. 지급방식은 비공개했다. 국내외 쟁송은 모두 취하키로 했다. 2031년까지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대표와 SK이노베이션 김준 대표는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사 갈등, LG 임직원, SK 대량 이직 발단=양사 갈등은 2019년 표면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 SK이노베이션 대량 이직이 방아쇠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기술탈취를 위해 임직원을 빼갔다’고 여겼다. SK이노베이션은 ‘직업선택의 자유’라고 맞섰다.

소송은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작했다. 2019년 4월 영업비밀침해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1차 소송, 337-TA-1159)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9월 ITC에 LG에너지솔루션을 특허침해로 고소(2차 소송, 337-TA-1179)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달 SK이노베이션을 특허침해로 고소(3차 소송, 337-TA-1181)했다.

◆ITC, 2월 ‘SK 배터리 美 10년 수입금지’ 판결=이 과정에서 양사는 2014년 합의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3차 소송에 활용한 특허가 2014년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합의문에 서명한 LG 권영수 부회장 책임론을 제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는 한국특허에 관해서고 미국특허는 별개라고 일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사 의뢰로 SK이노베이션이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협상은 평행선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 SK이노베이션은 1조원 수준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가 마련된 것은 지난 2월. ITC가 1차 소송 최종판결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침해를 인정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등을 10년 동안 미국에 수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LG 3조원 SK 1조원 제시, 협상 고착…韓美 정부 개입=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에게 ‘충분한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절차상 패배’라며 미국 대통령 거부권에 올인했다. 하지만 거부권 마감 시한인 4월11일(미국시각) 전날까지 바이든 대통령은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양사 협상을 종용했다. 우리나라 정부고 협상에 개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양사 협상을 주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생산능력(캐파) 확충을 위해 투자를 지속 중이다. 하지만 연이은 배터리 화재로 충당금 부담까지 짊어졌다.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했다.

◆LG, “공정경쟁 및 상생 의지 반영”=LG에너지솔루션은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의지가 반영됐으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과감하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및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체면을 구겼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등을 떼밀어 협상을 하게 된 모양새를 갖춘 것이 위안이다. 미국 사업은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포드와 폭스바겐 공급 차질 우려가 사라졌다. 고객 확대에 탄력을 받게 됐다.

◆SK, “국내외 추가 투자…고객사 지지 적극 부응”=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 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으므로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라며 “2022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둔 포드 및 폭스바겐 등 고객사의 변함 없는 믿음과 지지에 적극 부응해 앞으로 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된 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양사 합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이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주 공장을 지켰다. LG이노베이션의 5조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양사가 직접 만들 일자리만 약 1만개다. 양사가 투자해 확보하는 캐파는 2025년 165.4기가와트시(GWh)다.

◆정부, “2차전지 경쟁력 강화 지원책 추진”=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2차전지 관련 분쟁을 종결키로 합의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2차전지 산업계 전반의 연대와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제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여 미래를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할 시점이며 정부도 2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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