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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업비트에선 비트코인이 더 비싸다고? ‘김치 프리미엄’ A to Z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2주 전에 ‘김치 프리미엄’이 심화됐다는 내용으로 <주간 블록체인>을 썼는데요, 지나고 보니 그 때는 약한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한 때 10%까지 치솟았고 현재는 6%대를 기록 중”이라고 썼는데, 이번주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은 무려 22%였습니다(업비트-바이낸스 기준). 현재는 16% 정도고요. 시가총액 순위 상위권인 일명 ‘메이저 알트코인’에도 프리미엄이 15% 이상 붙어있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시장의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현상을 말합니다. 국내에 다시 ‘코인 열풍’이 불면서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간 차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업비트(국내 거래량 1위)의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가상자산 가격은 원래 거래소 별로 차이가 좀 있기는 하지만, 국내 거래소만큼 차이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해외 가격, 즉 평균적인 비트코인 가격은 그렇지 않은데 우리나라에서만 가격이 높다면 그 시세 차이만큼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상자산 투자자라면 반드시 김치 프리미엄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프리미엄의 발생 이유와 주의해야 하는 이유, 앞으로 프리미엄이 해소될지 등 김치 프리미엄 관련 다양한 소식을 다뤄보겠습니다.

◆김프, 왜 이렇게 붙었을까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역(逆) 프리미엄 현상이 있었는데요, 2월이 지나가면서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습니다. 가상자산 호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신규 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났고, 3월부터는 김치 프리미엄이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워진 투자 열기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관련 지표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업비트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제휴해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용이했습니다. 케이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게 비교적 쉽기 때문입니다.

2월 말, 업비트와 케이뱅크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앱’ 1, 2위에 올랐습니다. 이후 업비트 이용자 수는 3월 기준 32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월 119만명에서 200만명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용자 증가는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고, 업비트의 거래량은 지난 7일 20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한 때 세계 1위까지 기록했습니다. 거래량이 엄청나게 불어나는 동안 프리미엄을 주고 가상자산을 구매하는 이용자들도 많아졌죠.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최근 국내 투자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과세 전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기겠다는 의도가 상승장과 맞물려 투자 열기에 불을 지폈고, 김치 프리미엄도 발생시켰다는 시각입니다.

이 의견 역시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의견입니다. 내년부터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부과되는 세율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가상자산 투자로 연 250만원 이상을 벌면 22%(지방세 2% 포함)는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즉 500만원만 벌어도 50만원 넘는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하락장 타격·차익거래 가능성…‘김프’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

앞서 언급한 이유들로 붙기 시작한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 7일 오후 2시 경 22%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오후 3시가 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하락세가 시작됐는데요, 국내 시장 가격은 해외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급락장이 시작되면서 국내 시장에만 끼었던 가격 거품도 빠르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7일 오후 9시 30분 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11%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반면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전날 같은 시간보다 4% 가량 하락한 상태였죠. 국내 거래소에서의 하락 폭이 훨씬 더 큰 것입니다.

김치 프리미엄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있습니다. 하락장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입는 타격이 더욱 클 수 있습니다. 특히 갑자기 시작된 하락장에서는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기 때문에 가격과 더불어 그동안 끼었던 프리미엄도 함께 축소될 수 있는 것이죠.
지난 7일 22%까지 커졌던 김치 프리미엄(빨간색)이 10%대로 급격히 축소된 모습./출처=크립토퀀트
지난 7일 22%까지 커졌던 김치 프리미엄(빨간색)이 10%대로 급격히 축소된 모습./출처=크립토퀀트
또한 김치 프리미엄은 언제든 축소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현재 비거주자 외국인은 업비트, 빗썸 등 거래소에 직접 가입해서 거래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비거주자 외국인이 거래하지 못한다고 해서, 해외에서 국내 거래소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국내 투자자가 해외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통해 해외 거래소로 자금을 넣고, 그 자금으로 코인을 사는 것은 사실상 힘듭니다. 신용카드로 해외 거래소에 자금을 넣는 게 가능했던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막힌 상태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해외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서 국내 거래소로 옮겨 파는 방법이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쉽지 않을 뿐,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이미 해외 거래소에서 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국내 투자자들이 있을 것입니다. ▲김치 프리미엄이 생기기 전에 국내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서 해외 거래소로 옮겨놨거나 ▲카드가 막히기 전 신용카드로 해외 거래소에 코인 구매용 자금을 넣어두었거나 등 다양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투자자들은 해외 거래소에 보유하고 있던 코인을 국내로 보내서 매도할 수 있겠죠.

또한 해외 고래(코인 대량 보유자)들이 국내 업체들과 손잡고 차익거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큰 폭의 하락이 있던 지난 7일,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조셉 영(Joseph Young)은 “해외 트레이더들이 한국의 프리미엄을 이용해 차익거래를 하는 법을 알아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습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도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업비트의 거래량이 한 때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추월했다”며 “누군가 김치 프리미엄을 어떻게 차익거래에 활용할지 알아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하려는 거래가 늘어난 것도 업비트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입니다.

차익거래가 시작된 듯한 현상은 블록체인 상 데이터에서도 나타났습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7일 오후 해외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이 빠져나갔지만, 빗썸으로만 비트코인이 유입되는 현상이 포착됐습니다.

주 대표는 “고래(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들이 한국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쌓아두고 있다”며 “차익거래의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위험부담 줄이려면 시세 차이 확인해야

그렇다면 김치 프리미엄은 앞으로 줄어들까요?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김치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해외에서 국내로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경로가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또 국내 투자자들이 ‘더 비싸게’ 코인을 살 필요는 없으므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프리미엄은 언제든 줄어들 수 있으므로, 지금 막 시장에 진입했거나 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투자자들은 김치 프리미엄이 조금 줄어들 때까지 매수 시기를 기다리는 게 좋겠습니다. 22%를 기록했을 때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메이저 코인들은 15% 가량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해외 거래소의 시세와 국내 거래소의 시세 차이를 잘 비교해 차이가 최대한 적게 날 때 매수를 하는 것이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특정 코인이 어느 거래소에서 얼마나 거래되는지, 거래소 별 시세는 어떤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해당 정보는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 쟁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간 블록체인>은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전할 뿐, 특정 코인 또는 가상자산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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