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ICT 기업의 위상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차지하던 ICT 대표 기업 자리를 분당·판교에 위치한 인터넷, 게임업체들이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는 삼성그룹과 SK그룹으로 대표되는 국내 최대 그룹사의 핵심 계열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중에서는 전통적으로 고액 연봉에 높은 성과급으로 유명했던 기업들이다.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남성 1억3600만원, 여성 9800만원 등 평균 1억2700만원을 기록했다.
통신사 대장주 SK텔레콤 직원들도 평균 연봉 1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평균 연봉은 남성 1억3000만원, 여성 8600만원 등 평균 1억2100만원으로 통신사 중 가장 높았다. SK텔레콤은 2013년 평균 연봉 1억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SK그룹 핵심 계열 중 하나인 SK하이직스 직원들도 지난해 평균 1억17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그동안 직원 평균 연봉 1억원은 삼성, SK 일부 대기업이나 금융사, 대형 로펌 등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IT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유니콘을 거쳐 이제는 대기업집단에 들어간 인터넷, 게임 기업들이 전통의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카카오 평균 연봉은 1억800만원, 엔씨소프트 1억549만원, 네이버는 1억247만원으로 처음으로 평균 1억원을 넘겼다. 이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디지털전환 등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었다. 특히, 최근 경쟁적으로 1000~2000만원 가량 연봉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내년 사업보고서 발표 때에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제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CEO 연봉에서는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184억1400만원을 수령하며 최고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 대표를 지낸 권오현 상임고문이 퇴직금을 포함해 172억3300만원 보수를 받았는데 이보다 더 많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73억8000만원, 하현회 전 LG유플러스 대표 28억4100만원, 황창규 전 KT 대표 22억51000만원 등 통신3사 대표 연봉을 합쳐도 김택진 대표에 미치지 못한다.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의 경우 기업의 성장가능성, 시가총액, 주가상승률은 물론, 임직원의 연봉 수준에서도 삼성, LG, SK에 밀리지 않는다. SK텔레콤을 제외한 KT, LG유플러스가 각각 2만원대 1만원대에서 횡보하는 사이 카카오는 지난 1년간 2~3배 이상의 주가상승을 달성했다.
다만,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 높은 연봉, 일의 만족도에 비해 실제 플랫폼 기업 직원들의 근속연수는 짧은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가 5.77년이고 카카오 5년3개월, 엔씨소프트 5.6년 등 6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개발자 중심의 기업들이다보니 이직이 잦은 편이고 직원 구성 및 문화가 젊은층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나이많은 직원들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학자금 등 처우도 상대적으로 박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가 12.4년이고 SK텔레콤 12년, SK하이닉스도 10.81년이다. 공기업 출신 포스코 19.1년 KT 21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고액연봉 = 장기근속 공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점차 업력이 쌓이고 대기업 집단 포함, 노조 영향력 확대에 성과의 투명한 분배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의 이탈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근 인크루트가 공대생이 일하고 싶은 IT기업 설문에서 1위는 카카오, 2위는 네이버가 차지했다. 3위 쿠팡, 4위 당근마켓, 5위 토스, 6위는 배달의 민족, 7위는 라인플러스 등 IT플랫폼 기업들이 싹쓸이 했다. 공대생들은 기업의 이미지, 급여 및 보상제도 기업의 미래비전 등을 선택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순위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