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네이버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지급한 스톡옵션 행사가 오늘(2일)부터 시작됐다. 직원들이 이를 행사할 경우 1인당 최소 1900만원가량의 차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2월부터 매년 전 직원에게 1000만원 상당(당시 77주)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지급하고 근속 연수당 2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추가 지급하는 ‘전 직원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 미리 정해진 가격(행사가)에 주식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권리로, 행사가보다 주가가 오를 경우 스톡옵션을 행사해 차익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주로 빠른 성장을 약속하는 스타트업에서 볼 수 있는 보상 체계로, 네이버와 같은 상장 대기업에서 매년 전 직원에 대규모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네이버는 2019년 당시 직원 2575명에게 행사가 12만8900원에 총 39만3178주를 지급한 바 있다.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2년 뒤인 이날 현재 네이버 주가는 개장가 38만9000원으로 당시보다 3배 이상 뛰었다. 1인당 최소 1900만원 차익이 예상된다. 그 중에서는 수천만원대 차익을 실현하는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네이버는 직원들 사이에 성과급 관련 불만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25일 C레벨 경영진이 참석한 ‘컴패니언 데이’ 간담회를 열고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직원들에게 1000만원 규모로 지급한 스톡옵션을 오는 27일부터 처음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2월27일은 토요일로, 실제 행사할 수 있는 날은 3월2일이 됐다.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가장 기쁜 일 중 하나는 직원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성과에 대해 처음으로 그 밸류를 스톡옵션을 통해 주주 뿐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나누게 된 점”이라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한성숙 대표 또한 “성장을 위한 움직임에 보상하는 네이버만의 차별화된 보상철학”이라며 “수 년 전 도전의 결실이 외부로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미래의 밸류도 전 직원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유례 없는 보상 구조”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네이버의 사업 방향과 전략을 소개하는 ‘밋업(Meet Up)’ 행사에서도 직원 보상과 관련해 언급했다.
한 대표는 “3년 전 네이버의 장기적 성장에 대한 보상철학을 정리하고, 이를 매년 CEO 레터와 각 조직장 설명 등을 통해 전달해왔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재택이 길어지고 스킨십이 부족해진 듯 하다”면서 “더 많은 자리를 만들고 직원들이 걱정 없이 일하도록 제도들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 노동조합(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은 지난 2월6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상 최고 실적에도 성과급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라며 “성과급 산정 기준을 공개하라”라는 메일을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