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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평가 논란’ 카카오, 2차 소통 나섰지만…노조 “원론적 답변만”

왼쪽부터 카카오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
왼쪽부터 카카오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블라인드 앱 익명 유서로 촉발된 직장내 괴롭힘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가 진화에 나섰지만 갈등을 봉합시키지 못했다.

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카카오 노조 측은 “구체적인 대안 없이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는 입장이다.

2일 카카오는 이날 오전 사내 간담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인사평가 논란을 비롯해 회사의 보상 체계에 관해 직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이날 자리는 선착순 100명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참석하고 카카오TV로 생중계됐다.

이번 간담회는 문제의 인사평가 논란이 터진 이후 직원들과 가진 두 번째 소통 자리다. 인사 조직 담당자를 비롯해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직접 참여했다.

김범수 의장은 앞서 지난 25일 재산 절반 기부 계획과 관련해 직원들 의견을 공유하는 ‘브라이언톡 애프터’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사내 문화에 대한 경고등”이라며 “카카오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마음가짐과 의지가 있는 회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2차 소통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이날 직원들은 문제가 된 동료평가 시스템과 함께 회사의 직원 성과 보상 체계를 개선해달라는 의견을 다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 17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유서’라는 제목으로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카카오의 인사평가는 살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비슷한 불만들이 속속 표출됐다. 특히 직원 성과평가시 ‘함께 일하고 싶다’ ‘함께 일하기 싫다’ ‘상관 없다’ 등 동료평가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전사 평균값과 비교해 해당 직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직원들 역시 관련해 “개선 여부와 상관없이 감정적인 평가를 그저 데이터로만 남기는 게 의미가 없다” “평가제도에 대한 신뢰성은 문제가 있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사측은 “동료평가를 그냥 없애기보다는 직원들 의견을 수렴해 개선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을 비롯해 조직 전체에 대한 보상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 내부에서도 회사의 실적 성장 대비 직원들의 인센티브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카카오는 코로나19발 비대면 특수와 함께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지난 한해 영업이익 4000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바 있다.

카카오 노조는 “보상과 관련해 회사의 직원별 상담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들과 함께 인센티브 기준과 같은 정보공개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조만간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를 사측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회사가 직원들과 대화의 장을 만들긴 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주는 자리는 아니었다”면서 “의견 수렴이 필요한 단계는 이미 지났음에도 회사는 원론적인 입장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카오는 “평가 제도, 보상, 조직문화, 직장 내 괴롭힘 등 여러가지 아젠다에 대해 자유롭고 솔직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면서 “평가 방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논의 테이블을 운영하고 별도의 설문 조사 등도 진행할 계획이며, 평가·보상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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