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오는 10월 인앱결제 강제 시행으로 업계 반발을 사고 있는 구글이 결제수수료를 당초 발표한 30%보다 더 낮추겠다는 방침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논란으로 지난해 11월 수수료를 30%에서 15%로 내린 애플보다 더 큰 규모와 범위의 인하가 예상된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복수의 과방위 의원실에 현행 30% 수준인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이나 범위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애플보다 더 큰 규모와 범위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구글의 이러한 움직임은 국회 과방위에서 논의 중인 이른바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읽힌다. 과방위에는 관련해 총 6건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며, 모두 독점적 앱마켓 사업자가 입점 업체에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글은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구글갑질방지법을 통과시키지 말아달라는 입장을 다수 의원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글은 내년부터 자사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서 유통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 앱에 인앱결제 시스템을 강제 적용하고 수수료율도 30%로 인상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구글과 함께 iOS 앱마켓인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애플은 인앱결제 강제 논란으로 지난해 11월 수수료를 전격 인하한 바 있다. 연간 매출 100만달러 이하 중소 개발사에 수수료를 15%로 낮추는 방안이다.
하지만 구글의 경우 전체 30% 인상 정책을 강행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앞세운 글로벌 앱마켓 공룡의 일방적 갑질이라는 인터넷 업계의 강한 비판을 샀다.
실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국내 315개 앱 사업자 가운데 37.8%가 ‘앱 등록거부’ ‘심사지연’ ‘삭제’ 등 앱마켓으로부터 ‘갑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갑질이 이뤄진 앱 마켓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가 각각 65.5%, 58.0%에 이르렀다.
또한 한국모바일산업협회의 실태조사 결과,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시행으로 인한 수수료 수입 증가액은 비게임분야에서 최소 885억원(30.8%) 최대 1568억원(54.5%)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동 조사에서 국내 앱 사업자들이 지난해 구글 앱마켓에 지불한 수수료는 1조529억원(64.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는 지난해 연말까지 구글갑질방지법 통과에 힘을 실었지만, 막판 야당 의원들이 돌연 신중론으로 돌아서며 흐지부지된 바 있다. 미국 정부 또한 이 법과 관련해 통상 문제를 거론하며 압박을 해왔으며 구글 측도 최근까지 법안 통과를 필사적으로 막으면서 국회 내부적으로 의견 합치가 쉽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