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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000억원 투자…TSMC, 美·日 손잡고 삼성 따돌린다

- 美 공장 이어 日 개발센터 설립 예정…파운드리 호황 대응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대만 TSMC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호황을 맞아 해외 거점을 늘린다. 미국에 이어 일본이 대상이다. 주요 고객사와 원천기술을 보유한 두 나라와 협업을 통해 파운드리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일본 닛케이신문은 TSMC가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에 총 200억엔(약 2130억원)을 투자해 현지 법인 및 개발 거점을 만드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관련 내용에 대해 이사회를 열고 의결할 예정이다. TSMC는 ‘아직 언급할 내용은 없지만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에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확정되면 일본 경제산업성 등의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반도체 제조공장보다는 연구개발(R&D)센터와 후공정 패키징 라인 구축이 유력하다. 패키징은 가공이 끝난 웨이퍼에서 자른 칩을 포장하는 반도체 공정이다.

지난해 TSMC는 120억달러(약 14조7800억원)를 투입해 애리조나에 5나노미터(nm) 공정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2020년 말 부지를 확정하면서 착공이 임박한 상태다. 미국에는 애플을 비롯해 AMD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이 즐비하다. TSMC에는 대형 고객사들이다. 이 때문에 현지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일본 투자도 유사한 맥락이다. 미국처럼 고객사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소재와 장비 등 협력사가 다수 포진돼 있다. 관련 분야에서 일본 업체가 독점하거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삼성 오스틴 공장
사진=삼성 오스틴 공장
TSMC는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업체다. 2위 삼성전자와 2~3배 격차가 날 정도로 압도적이다. 다만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공정을 선제 도입하는 등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상황이다.

이에 TSMC는 올해 최대 280억달러(약 30조74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급증한 파운드리 수요를 대응하면서 경쟁사와 차이를 벌리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이미 경기 평택 2공장에 파운드리 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하반기 가동 예정이다. 기초공사에 돌입한 3공장에도 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미국 공장 증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텍사스 지방정부에 세금감면 혜택을 요청하는 등 현지 신공장 구축에 긍정적이다. 미국 역시 삼성전자의 투자를 반기는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와 삼성전자가 ‘나노 경쟁’에 이어 고객사 및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최전성기를 맞이한 파운드리 시장에 활기가 띠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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