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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손, 국내 홈프로젝터 시장 ‘공격적’ 확장...2위자리 굳힐까


- 3LCD 기술·스마트OS 적용…홈프로젝터 라인업 대거 확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한국엡손(이하 엡손)이 코로나19로 늘어난 ‘집콕족’을 대상으로 홈프로젝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집에서 100인치 이상 크기로 선명한 영화를 즐길 수 있음은 물론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청과 원격 회의 확대에 맞춰 스마트 운영체제(OS)를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국내 홈프로젝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에 맞선 경쟁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엡손은 홈프로젝터 신제품 출시 기념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프로젝터 화질을 비교할 수 있는 시연회를 개최했다. 엡손 ‘초단초점 레이저빔TV(EH-LS500W, EH-LS300W)’ 2종과 타사 제품 1종, 콤팩트한 사이즈에 스마트OS를 탑재한 엡손 ‘스마트 미니 프로젝터(EF-12)’와 타사 제품 2종을 비교했다. 블라인드 테스트로 각각 진행한 결과 모두 엡손 프로젝터 화면이 선명하고 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왼쪽) 엡손 프로젝터 EH-LS500W, (중앙) 타사 프로젝터, (오른쪽) 엡손 프로젝터 EH-LS300W
(왼쪽) 엡손 프로젝터 EH-LS500W, (중앙) 타사 프로젝터, (오른쪽) 엡손 프로젝터 EH-LS300W
전세계 프로젝터 시장에선 엡손이 19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퓨처소스컨설팅에 따르면 2019년 엡손 점유율은 35.7%에 달한다. 파나소닉·엔이씨(NEC) 등 2~5위 점유율을 합친 것과 맘먹는 수치다.

그러나 국내 홈프로젝터 시장에선 상황이 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가정용 프로젝터는 광량에 따라 포터블(100~1499안시루멘)용과 홈시네마(1500~3999안시루멘)용으로 나뉜다. 시장조사기관 PM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홈시네마·포터블 프로젝터 시장 규모는 각각 5만7000대, 1만7000대 수준이다. 이중 LG전자가 작년 1분기 기준 홈시네마용에서 43%, 포터블 시장에서 8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엡손은 홈시네마 프로젝터 점유율 15%를 차지했다. 포터블 시장에선 존재감이 미미했다.

기업이나 공연장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 중심으로 국내 프로젝터 시장에서 활동했던 엡손은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시대에 맞춰 국내 홈프로젝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최근 투사형·레이저빔·미니형 등 신모델 5종을 출시해 홈프로젝터 라인업을 2배로 늘렸다.

엡손 프로젝터는 액정표시장치(LCD) 3개가 붙여진 3LCD 기술을 적용했다. 백색 밝기와 컬러 밝기가 동일하다는 게 특징이다. 램프에서 빨강·초록·파랑(RGB) 빛이 한번에 투돼 선명하다. 컬러휠이 회전하면서 순차적으로 RGB를 출력하는 기존 원칩DLP 방식과 달리 레인보우 현상(빛 번짐 현상)이 없다.
프로젝터도 스마트TV처럼 미디어 콘텐츠를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능이 중요해졌다. 한국엡손 비쥬얼프러덕트(VP)비즈니스팀 김형태 차장은 "영화관 관람 수는 줄고 OTT 이용자 수는 증가했다"며 "프로젝터 시장에서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SMP) 비중은 2015년 38%에서 2019년 75%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SMP는 프로젝터에 OS가 내장돼 노트북 등 별도 기기 없이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LG전자 ‘시네빔’의 경우 LG 스마트TV에 적용한 독자 플랫폼 ‘웹OS’를 탑재했다. 상대적으로 TV를 판매하고 있지 않은 엡손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경쟁사 대비 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엡손은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이용했다.
홈시네마용인 EH-LS500W·EH-LS300W와 미니 프로젝터 EF-12엔 모두 스마트OS가 탑재됐다.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무선이어폰이나 스피커에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EF-12는 야마하와 협업해 개발한 출력 5와트(W)급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했다. 블루투스 스피커 자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재택근무 일상화에 따라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 연결도 지원한다. ‘엡손 온라인 미팅’ 앱에서 줌 선택 시 최대 150인치 화면으로 수업 및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왼쪽 상단 영상이 엡손 프로젝터로 줌 화상회의에 접속한 모습
왼쪽 상단 영상이 엡손 프로젝터로 줌 화상회의에 접속한 모습
프로젝터는 TV처럼 실제 매장에서 화질 등을 눈으로 직접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엡손은 온·오프라인 균형을 맞춰 유통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프로젝터 전용 체험존도 준비 중이다. 온라인에선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등 새로운 플랫폼들을 활용해 비교 시연에 힘쓴다.

타사 프로젝터 보유 고객이 엡손 제품을 구매할 때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도 돌입한다.

엡손은 “최근 홈 프로젝터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출시한 이번 신제품들은 TV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화면을 즐길 수 있고 성능은 물론 인테리어 요소까지도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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