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영화관조차 가는 게 어렵게 되자 프로젝터를 찾는 ‘홈시네마족’이 늘었다. 영화관 못지않은 대형 스크린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 LG전자가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국내 홈시네마 시장에 삼성전자가 뛰어들었다. 국내 홈시네마 시장 경쟁구도가 재편될지 주목된다.
2일 삼성전자는 고화질과 스마트 기능을 갖춘 가정용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를 공개했다. 2011년 프로젝터 사업에서 철수했다가 9년 만에 색다른 스크린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TV로 되돌아왔다. 북미·유럽시장을 시작으로 이르면 10월 중 국내 출시한다.
신제품은 트리플 레이저가 적용된 고급형과 싱글 레이저가 적용된 보급형 모델 총 2가지다. 고급형은 최대 130형까지 스크린을 확장할 수 있다. 4K 화질과 200만대1 명암비, 최대 밝기 2800안시루멘으로 밝은 환경에서도 고화질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벽면 앞에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초단 초점 방식이다. 스마트TV 기능도 동일 적용돼 넷플릭스·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를 쉽게 이용한다.
가정용 프로젝터는 광량에 따라 포터블(100~1499안시루멘)용과 홈시네마(1500~3999안시루멘)용으로 나뉜다. 국내 시장규모는 작년 기준 각각 5만7000대, 1만7000대 수준이다. 주로 입문용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디자인을 중시한 포터블용을 구입하고, 화질 등에서 아쉬움을 느껴 재구매시 홈시네마용으로 넘어온다.
국내 포터블과 홈시네마 시장 모두 수량기준 점유율은 LG전자가 선두다. 시장조사기관 PM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LG전자는 포터블 시장에서 86%, 홈시네마용에서 43%를 차지했다. 포터블은 적수가 없다. 홈시네마는 엡손과 뷰소닉이 각각 15%로 격차가 큰 2위다.
엡손은 기업용 프로젝터에 특화돼있다. 엡손 역시 하반기 홈시네마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프로젝터 ‘시네빔 레이저 4K’를 선보였다. 급증하는 홈시네마 수요를 적극 공략하기 위해 연내 국내를 시작으로 북미·유럽에 순차 출시한다.
이 제품은 4K 해상도에 100대1 명암비를 지원한다. 파란색과 빨간색 레이저 광원을 동시 활용하는 ‘듀얼 레이저 광원’으로 섬세한 색 표현을 제공한다. 레이저 광원 수명은 최대 2만시간으로 하루 4시간 이용할 경우 14년 동안 교체 없이 사용한다. 스크린은 40인치에서 300인치로 조절할 수 있고 최대 밝기는 2700안시루멘이다.
업계에선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선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단기간에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LG전자가 이미 가정용 프로젝트 시장에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2·3위 업체들도 고성능 제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프로젝터는 서브용 TV로서의 입지가 강해 4K 화질을 프로젝터로 누리려는 수요가 크지 않은 점도 발목으로 잡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프로젝터는 가볍고 여가용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을 많이 찾는다”며 “프로젝터를 한 번 구매해본 사람들은 브랜드보단 렌즈 수명이나 해상도, 소음, 설치용이성 등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이 다양해 단기간에 경쟁구도가 재편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더 프리미어는 국내시장보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