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텔레콤이 5G로 무선사업을 끌면서, 비통신분야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사명변경을 예고한 SK텔레콤이 통신사가 아닌 ‘빅테크’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제고한다.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신사업 비중을 키우는 한편,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 11번가 등 상장 계획을 수립한다. 빅테크 기업 로드맵의 일환이다. 이에 더해 올해 사상 첫 매출 20조원에 도전한다. 이러한 SK텔레콤 행보는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3일 SK텔레콤은 2020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대비 5%, 21.8% 증가했다. 순이익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으로 전년대비 74.3% 증가한 1조5005억원이다.
특히,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뉴ICT로 불리는 신사업 영업이익 비중은 2019년 14%에서 지난해 24%로 확대됐다. 지난해 신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15.3% 늘어난 3조7135억원, 영업이익은 27.5% 성장한 3262억원이다.
신사업 중에서도 미디어가 역시 효자다. 지난해 미디어사업은 매출,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전분기대비 매출‧영업이익 개선을 모두 이룬 유일한 사업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티브로드 합병과 인터넷TV(IPTV) 가입자 증가로 17% 이상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달성했다. SK브로드밴드 매출은 전년대비 17.2% 늘어난 3조7135억원, 영업이익은 59.2% 증가한 2309억원이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총 859만명 확보했다.
2020년 4분기 미디어사업 매출은 1조8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4%, 전년동기대비 23% 늘었다. 분기 기준 역대 첫 1조원 돌파 기록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3.4%, 전년동기대비 47.5% 상승한 670억원이다.
5G로 상승세에 오른 무선(MNO)사업 성장도 눈에 띈다. 지난해 MNO사업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동통신서비스 매출은 5G 가입자 확대와 데이터 사용량 증대 효과로 전년대비 2.7% 증가한 9조9800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분기대비 0.8%, 전년동기대비 1.6% 늘어난 2조5200억원이다. 5G 가입자 수는 총 548만명이다. 5G 가입자 증가는 ARPU 상승으로 이어진다. 4분기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3만269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 줄었으나, 전분기보다 0.7% 올랐다.
마케팅비용은 5G 단말 판매 증가에 따라 전년대비 4.8% 늘어난 3070억원이다. ‘아이폰12’ 시리즈 출시 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마케팅비용은 전분기대비 4.1% 늘어난 7959억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5G 가입자 목표 달성과 동시에 유통혁신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마케팅비용은 늘었으나 설비투자비(CAPEX)는 줄었다. 지난해 CAPEX는 2조2053억원이다. 5G 상용화로 초기 네트워크 집중 투자가 이뤄진 전년과 비교해 24.3% 감소했다.
이와 함께 보안사업인 ADT캡스와 SK인포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2.2% 상승한 1조3386억원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신규사업 성장에 따른 초기비용으로 인해 전년대비 8.2% 줄어든 1409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ADT캡스 출동보안 가입자 순증 지속과 신사업 성과로 인해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인 3709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신규사업 초기비용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12.4% 하락한 330억원이다. 올해 1분기 ADT캡스와 SK인포섹 합병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커머스사업의 경우, 11번가 연간 매출은 성장세로 돌아섰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SK스토아는 37.1% 매출 증가를 이뤘다. 커머스사업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12.1% 성장한 8142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10억원이다. 4분기만 따로 보면, 11번가는 전년동기대비 17.9% 거래액 증가와 함께 15% 오른 매출 1522억원을 기록했다. SK스토아는 725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했다. 커머스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흑자 전환했다.
SK텔레콤은 무선(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사업에 이어 모빌리티까지 더해 5대 사업체제를 완성한다. 모빌리티사업을 담당하는 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 출범, 대중교통부터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를 아우르는 올이원 모빌리티서비스 사업자로 성장한다. 우버와 택시호출 공동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JV)는 올해 4월 설립된다. 또한, 올해 하반기 SK텔레콤 자회사 중 첫 상장을 앞둔 원스토어는 창립 이후 약 5년만에 연간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올해에도 AI를 바탕으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혁신하고,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과 초협력을 확대해 빅테크 기업으로 진화 속도를 높인다.
SK텔레콤 윤풍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SK텔레콤은 5대 사업부 완성과 함께 MNO 및 뉴ICT 등 모든 사업분야가 고른 성장을 지속했다”며 “올해는 AI기반의 빅테크 컴퍼니로의 진화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사상 최초 매출 20조 원에 도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