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보안기업 수산아이앤티의 주가가 폭등 중이다. 29일 오후 2시50분 기준 5만1700원으로 연초인 지난 4일 1만3500원 대비 4배 가까이 치솟았다.
수산아이앤티의 주가 급등은 ‘이재명 테마주’로 묶였기 때문이다. 수산아이앤티의 최고경영자(CEO)인 이홍구 대표가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캠프 후원회 공동회장을 맡았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음지의 ‘주식 알림방’ 등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수산아이앤티가 그 혜택을 볼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연이은 주가 급등으로 수산아이앤티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에 달한다. 2019년 기준 매출액 160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인 기업의 시가총액이 3500억원을 넘어섰다.
이홍구 대표는 회사의 ‘주인’인 대주주가 아니라 언제고 회사를 떠날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이다. 실제 이재명 지사와 이홍구 대표의 인연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산아이앤티의 성장과 연결되기 어려운 이유다.
수산그룹의 계열사인 수산아이앤티는 정석현 회장의 가족 지분이 50% 이상인 사실상의 ‘가족 기업’이다. 정석현 회장이 9.34%, 장남인 정보윤 씨가 9.92%, 장녀 정은주 씨 9.63%, 정 회장의 부인인 안정재 씨 9.5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수산아이앤티서 임원으로 재직 중인 정은아 전무는 9.04%를 보유했다.
정은아 전무는 지난해 수산아이앤티의 주가 급등에 “이재명 지사와 회사는 과거 및 현재 사업적 관련성이 없다”고 관계성을 부인한 바 있다.
이에 정보기술(IT) 기업의 비정상적인 주가 급등 사례가 많은 만큼 수산아이앤티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급등한 기업을 설명하기 위해 ‘주가꿈비율(Price to Dream Ratio, PDR)’이라는 지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수산아이앤티의 주가 급등은 PDR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이재명 지사와 수산아이앤티의 연관성이 옅다는 것, 이재명 지사가 차기 대선에서 당선될 것인가, 당선된 후 수산아이앤티에 혜택을 줄까 등의 문제를 차치하고, 보안산업은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시장이다. 여느 산업과 달리 수요가 한정돼 있는 이상 단기간의 매출액, 영업이익 급상승은 어렵다.
기업도 연관성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미리 주식을 매수해뒀던 개인투자자가 이재명 테마주라며 매수를 부추기는 상황. 투자 전문가들은 “실제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시장 전망을 고려하지 않은 투자는 장기적으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