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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심인가 저울질인가…中 지리차, LG 협력 지연 속 SK와 펀드 추진

- 지리차, 지난해 말 中 파라시스와도 합작사 설립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국 완성차업체 지리차가 LG에 이어 SK와 손을 잡는다.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힘을 합치기로 했다. 다만 묘한 기류가 흐른다. 지리차와 LG 간 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새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리차와 공동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펀드를 통해 수소 사업 또는 전기차 합작사 투자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규모와 대상은 미정이다.

SK 관계자는 “지리차와의 협업을 준비 중이다.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북경차와 배터리 제조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는 차원이다. 이번 건도 유사한 맥락으로 수소산업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2019년 지리차와 협력을 약속했다. 당시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50대50 지분으로 1034억원씩 출자했다. 올해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기가와트시(GWh) 규모 생산라인을 갖추기로 했다.

하지만 양사의 프로젝트는 제자리걸음이다. 2019년 말 공사에 돌입했지만 이후 큰 진척이 없는 상태다. 표면적인 이유는 코로나19다. 중국에서 발발한 만큼 작업 지연이 불가피했다.

문제는 해당 공사가 사실상 멈춘 시점에서 자국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와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점이다. 두 회사는 120GWh의 배터리 생산체제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그 사이 중국 CATL도 지리차에 동맹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업은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LG에너지솔루션 견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CATL, 파나소닉 등과 배터리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가 복수의 협력사와 합작사를 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특정 업체와의 협업 차질이 발생한 상황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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