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 역대급 투자 예고…SK하이닉스도 참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TSMC와의 극자외선(EUV) 장비 쟁탈전에서 열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올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격차를 더욱 벌릴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TSMC는 각각 10대, 60대 내외의 EUV 장비를 확보했다.
EUV는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 필수다. EUV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단독 공급한다. 대당 1500~2000억원 수준이다. 1대를 만드는 데 24주 이상이 소요된다. ASML 장비 수급을 위해 반도체 제조사 간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ASML 에인트호번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만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협력사를 직접 방문하는 것은 이례다. 그만큼 EUV 장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ASML은 지난해 31대의 EUV 장비를 판매했다. 2018년(18대)과 2019년(26대)보다 증가했지만 수요 대비 부족하다.
삼성전자는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 이어 메모리 생산라인에도 EUV 도입을 결정하면서 필요한 장비 수가 늘었다. 오는 2025년까지 약 100대 확보가 목표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ASML의 2020년 국가별 매출 비중은 대만 36% 한국 31%다. 2019년(대만 51% 한국 16%)보다 격차가 줄었지만 여전히 대만이 앞선다. TSMC가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EUV 장비를 확보다고 풀이된다.
TSMC는 2021년에 최대 280억달러(약 30조744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SK하이닉스도 EUV 공정을 적용하는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ASML은 올해 EUV 장비 40여대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목표했던 45~50대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ASML은 장비 생산주기를 20주까지 단축해 출하량을 늘릴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EUV 공정은 7나노에서 3~4개 레이어에 활용됐지만 5나노부터는 10~15개 레이어로 범위가 확대됐다”며 “EUV 장비 확보의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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