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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된 비트코인, 새해 더 오를까?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2020년은 비트코인(BTC)에게 이례적인 한 해였다. 지난해 3월 세계 주가가 떨어졌던 ‘검은 목요일’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600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2020년 마지막날의 가격은 3200만원에 가까웠다. 새해 첫날인 1일 현재는 전날보다 2% 이상 올라 323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오는 1월 3일 비트코인 12번째 생일을 맞는다. 12살 된 자산 비트코인이 새해에도 상승세를 보일지, 그리고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을 정리해봤다.

◆전문가들 “비트코인, 가치저장 수단 됐다”…일반 투자자 인식에는 시간 더 걸릴 듯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완전히 자리잡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수단이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이라는 데에 긍정적이다.

창펑 쟈오(Changpeng Zhao) 바이낸스 대표는 지난달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이자 안전자산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 위기가 가속화되면 IMF 같은 기관들이 구제 금융을 제공하게 될텐데, 구제 금융은 결국 더 큰 인플레이션을 낳는다”며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며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이동해 큰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프로그래머로 유명한 지미 송(Jimmy Song)도 최근 코인텔레그래프에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12년 만에 주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가치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무한 양적 완화 시대에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으로 유용하다”고 말했다.

한편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rnst&Young)의 블록체인 사업 총괄 폴 브로디(Paul Brody)는 비트코인이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가치 있는 자산으로 되기 위해선 논란을 거쳐야 할 것으로 봤다.

그는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이 됐지만 앞으로 논란이 없을 것 같지는 않다”며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경제 생태계가 구축됐지만,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역할만 강조하고 있어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는 데엔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새해 기관투자자 관심 더 늘어날 듯…수요 꾸준히 상승

2020년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이끈 건 기관투자자다. 기관투자자의 진입으로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신탁 펀드 규모가 크게 늘었고, 비트코인 수요 상승에 큰 영향을 줬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등 기업과 폴튜더존스 같은 헤지펀드들도 수익의 일정 부분을 비트코인에 투자하며 비트코인의 가치를 높였다.

새해에는 이런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최근 JP모건은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계속 늘고 있다며, 약 6000억달러(652조 8,000억원)의 신규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14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JP모건 측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유명 보험업체를 비롯해 글로벌 기관의 비트코인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6000억달러 상당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새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JP모건 소속 투자전략가 니콜라우스 파니기르초글루(Nikolaos Panigirtzoglou)도 블룸버그에서 “향후 몇 년 간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 투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의 관심 증가는 곧 가격 상승세로 이어진다. 이에 가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여럿 나오는 추세다.

최근 씨티은행은 기관 고객들을 위해 펴낸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2021년 말 31만 8000달러(3억 6000만원)까지 오를 것”이란 파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해당 보고서는 토마스 피츠패트릭(Thomas Fitzpatrick)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가상자산 커뮤니티에 유출된 것으로, 보고서에서 피츠패트릭은 “양적완화 시대엔 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더리움도 기관투자자 관심 종목”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ETH)을 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해에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도 자산으로서 주목받을 것이란 시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오는 2월 이더리움 선물 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레이스케일의 이더리움 신탁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근거다. 그레이스케일은 지난달 14일에도 이더리움 운용자산을 1억달러 치 늘렸다. 그레이스케일의 고객 중 84%는 기관투자자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메사리의 라이언 왓킨스(Ryan Watkins) 애널리스트는 트위터를 통해 “내년 기관투자자들이 이더리움 구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고 수용했다면, 다른 암호화폐들도 가치를 인정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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