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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덕 물만난 ‘삼신가전’…비결은?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 코로나19로 성능 개선한 식기세척기·로봇청소기 인기 두드러져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가사노동을 도와주는 ‘편리미엄’ 가전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신(三神) 가전’으로 불리는 식기세척기와 건조기, 로봇청소기 판매가 늘고 있다. 삼신가전은 각각 설거지와 빨래, 청소에 소요되는 시간을 아껴주는 제품을 의미한다. 새롭게 등장한 필수 가전과 가사부담을 줄이는 신이 내린 선물 같다는 중의적 의미가 담겼다.

지난해까지 삼신가전 중 가장 ‘대세’였던 품목은 건조기였다. 올해는 식기세척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세척 성능이 개선된 ‘2세대’ 제품들이 나오면서 입소문을 타다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식사하는 시간이 늘며 폭발적 성장이 이뤄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규모는 지난해 20만대에 이어 올해 3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롯데하이마트가 올해 1월1일부터 12월13일까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식기세척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0% 성장했다. 전자랜드 역시 1월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집계한 판매 데이터에서 작년대비 180% 늘었다고 밝혔다.

SK매직이 점유율 70% 가까이 독주하던 시장이었지만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신제품들을 출시하며 3파전으로 재편됐다. 현재 SK매직 점유율은 약 40%대로 추산된다. 밀레나 일렉트로룩스와 같은 외산기업도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고 쿠쿠도 3인용 제품을 시작해 올해 6·12인용으로 확대했다. 최근 청호나이스도 카운트탑형 6인용 자외선(UV) 식기세척기를 출시하며 렌털 방식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롯데하이마트
사진=롯데하이마트
로봇청소기는 삼신가전 중 건조기·식기세척기에 비해 덜 주목 받던 제품이다. 무선 건 타입 청소기가 보편적인 제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봇청소기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게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분석 중이다. 알아서 집안을 청소하도록 똑똑해진 점 또한 구매 요인으로 작용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1월부터 12월9일까지 판매한 로봇청소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증가했다. 12월 기준 매출액만 보면 전년 동기보다 135% 증가했다. 업계에선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를 30만대 내외로 추산한다. 2018년과 2019년 규모는 각각 20만대와 25만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로봇청소기는 가전 기업 기술이 집약돼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렉트로룩스 등 제조사들은 집안 곳곳을 스캐닝해 최적화된 경로를 분석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외부에서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원격 조종 할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자동으로 충전대로 이동한다. 최근 한국 좌식문화 영향으로 LG전자 포함 신일전자, 유진로봇, 샤오미(로보락) 등 물걸레 기능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신제품들이 급증했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올해 건조기 판매도 전년대비 늘어났다. 실내에서도 젖은 빨래를 쉽고 빠르게 말리려는 수요에 더해 올해 최장 기간 장마와 코로나19로 인한 위생이 중시가 건조기 구매를 이끌었다.

그러나 판매성장률만 보면 삼신가전 중 건조기가 가장 적다. 전자랜드 올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건조기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4% 성장했다고 전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건조기 매출액은 지난해와 유사한 가운데 소폭 성장했다. 국내 건조기 시장규모는 올해 200만대 정도로 식기세척기·로봇청소기에 비해 이미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건조기 키워드는 대용량과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이다. 두꺼운 이불까지 집에서 쉽고 빠르게 말리기 위해 소규모 가정에서도 14킬로그램(kg) 이상 대용량 제품을 찾는 추세다.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대용량 제품은 90%에 육박한다. 여기에 정부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 구매 시 구매금액 일부를 환급해주는 제도가 신제품 출시 방향에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흐름에 맞춰 소비효율 1등급을 갖춘 16·17kg 대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는 시장에 원래 존재하던 제품이지만 성능 개선과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주목받았다”며 “반면 건조기는 이미 2~3년 전부터 인기가 높았던 제품이라 다른 두 제품에 비해 성장 폭은 작다. 벌써 많은 소비자들이 집에 구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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