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지상파UHD방송 활성화 계획 마련 - 2015년 안에서 투자·콘텐츠 편성 의무 완화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부의 지상파UHD 정책이 결국 후퇴했다. 사업자들의 장밋빛 전망만 믿고 황금주파수 700MHz를 할당하고 세계최초 서비스 깃발을 올렸지만 사업자들이 재정악화 등을 이유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며 결국 빛이 바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 UHD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이번 안건은 2015년 연말에 마련된 정책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는 2017년 2월 지상파UHD 방송 개시를 위해 700MHz 주파수 5개 채널을 배정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2016년부터 2027년까지 총 6조790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2017년 UHD 편성비율을 5% 이상으로 권고하고 2027년에는 100% 편성이 되도록 할 계획이었다. 2021년까지 시군 지역까지 전국망 구축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3사 모두 전국망 구축, 편성비율 아무것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현재 지상파 방송 직접수신율은 4.2%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다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들 중 UHDTV 수상기를 보유하고 별도로 수신안테나를 구매한 가구만이 지상파 UHD 방송을 볼 수 있다. 사실상 지상파UHD 방송 시청가구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인 것이다.
이에 정부는 시군 지역까지 방송망 구축하는 일정을 최대 2년(2021~2023년) 연기하기로 했다.
UHD 방송 최소 편성비율도 낮췄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25%를 UHD 방송으로 편성해야 한다. 2023년 50%, 2027년 100%가 당초 목표였다.
하지만 2020~2022년 20%, 2023년 25%, 2024년 35%, 2025~2026년 50%로 조정했다. 원래 목표보다 3년이나 후퇴한 안이다. 2027년 이후 최소편성비율은 콘텐츠 제작여건과 현황, 전망 등을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역방송사의 재정적 어려움과 지역별 시청권 격차 해소 필요 등을 고르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정부는 관련 법제도 정비, 규제개선, 투자재원 확충지원 등도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이동형 서비스 일환으로 고정형 UHD 수중계 채널, 모바일 특화채널 등의 시범방송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직접수신 이외에 유료방송을 통해서도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및 보급, 사업자간 협의를 지원하기로 했다.
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이번 정책방안 시행으로 더 많은 시청자가 고품질 서비스와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비대면 사회에서의 국민 미디어 복지가 한층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차세대방송 표준(ATSC 3.0)이 갖고 있는 고화질, 다채널, 이동성, 방송통신 융합 등의 장점이 활성화 되도록 방송업계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