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차기 원장 선임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원장인 김석환 원장의 임기는 지난 12일까지였으나 신임 원장이 임명되지 않아 업무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KISA 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이 임명했었으나 올해부터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게 됐다. 과기정통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면하는 형태다.
업계에서는 신임 원장 선임이 늦어지는 이유를 달라진 인사절차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이 필요하게 되면서 당초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신임 원장 취임이 늦어짐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이버 공격의 증대부터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이나 전자서명법, 전자문서법, 어도비 플래시 지원 중단 등 KISA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차기 KISA 수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장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심각한 업무 마비가 있지는 않다. 또 임기가 지난 김석환 원장 역시 제 자리를 지키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기가 좋지 않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정보보호 전문기관으로서 시기적절한 개입이 요구되지만 임기를 마친 김 원장이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기는 부담스럽다. 향후 3년간 수장을 맡을 차기 원장의 역할론이 커지는 이유다.
업계에는 다음 주 내에 신임 원장을 임명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신임 원장 임명이 1개월 이상 늦어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것과 각 부처의 개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1차 개각을 마친 지금이 임명의 적기라는 주장이다. 특히 내년 초 2차 개각이 예상되는 만큼 장관급 인선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하기 전에 마무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원장 선임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KISA 원장이 중요한 직책인 만큼 더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생각해 달라. 임명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다. 다만 너무 늦지 않게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선 작업은 막바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장 선임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낙하산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KISA 원장은 초대부터 줄곧 임명 초기 낙하산 인사라는 불명예스러운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 원장임 김석환 원장에게도 임명 초기 ‘낙하산’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캠프 미디어특보단으로 활동한 김 원장은 KNN부사장, 대표 등을 지낸 방송영역의 이력을 가졌다. 지난 3년간 활발히 활동하며 우려를 불식시켰으나 애당초 정보보호 전문가를 원장으로 선임하면 될 일이라는 주장이다.
차기 원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강성주 전 우정사업본부장 ▲서상훈 전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비서관 ▲조현숙 전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 등 3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