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주파수 재할당 정책이 조정됐다. 2년동안 15만 5G 무선국 구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이 반영됐다.
과기정통부는 30일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정책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2021년 6월에 이용기간이 종료되는 주파수 320MHz폭 중 310MHz를 기존 이용자인 이통3사에 재할당할 계획이다. 주파수 이용기간은 5년으로 고정하고 할당대가는 5G 투자와 연계해 차등 책정했다.
관심을 모았던 5G 기지국 투자옵션은 기존 안에 비해 조건이 완화됐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5G 무선국 3만국을 투자할 경우 4.4조원의 대가를 산정했다. 6만국~9만국은 3.9조원, 12만국~15만국은 3.4조원, 최대인 15만국 이상을 투자할 경우 3.2조원의 재할당 대가를 부과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LTE 주파수는 5G 서비스의 매출에 기여하고, 5G 투자 및 망 구축 없이는 LTE 가입자의 5G 전환도 어렵다”며 “LTE 주파수의 가치가 5G 투자에 따라 변동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5G 무선국 구축 수준에 따라 할당대가를 다르게 설정하는 것이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통3사는 2년동안 무선국 15만 투자는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수치라고 맞섰다.
이통3사는 이달 17일 열렸던 주파수 재할당 방안 공개설명회에서 과기정통부에 “현실을 모른다”, “우사인볼트보다 더 빠르게 뛰라는 셈”, “감나무서 까치밥도 안남긴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무선국 15만국 구축은 LTE 기준으로 전국망 투자를 완료하는 수준이다. 2018년 5G 주파수 할당시 부과한 5년차 4만5000국 대비 3배를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자연스레 적정성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설명회 참석했던 학계에서도 조건이 가혹하다는 지적들이 제기됐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사업자들 입장을 반영해 최대 투자옵션을 15만국 이상에서 12만국 이상으로 낮추고 할당대가도 3.17조원으로 낮췄다. 당초 안을 적용할 경우 이통사 입장에서는 12만국 투자로 15만국 대가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이통3사의 농어촌 5G 로밍 투자부분도 포함돼 이통사 부담이 한층 낮아졌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의 의견수렴 및 분석을 통해 LTE 전국망 주파수의 지상(옥외) 무선국 설치 국소(사이트)와 통신사가 2022년까지 구축 가능한 5G 무선국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그 결과 통신3사가 지난 7월에 발표한 5G 투자 계획보다 상향된 12만국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은 현재 수준이라면 12만국 이상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옵션구간별(2만국)로 재할당대가가 2000억원이 차이나는데 그정도면 12만국 다 투자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정부도 불가능한 목표를 줄수는 없다고 판단해 양보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느정도 이견이 조율됐고 앞으로 투자 목표를 맞추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오용수 전파정책국장은 “이번 재할당 정책 방안은 주파수 자원 활용에 대한 국가 전체의 효율성 제고와 사업자의 투자 여건,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불만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라며 “이번 재할당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5G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