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전 세계인의 이목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집중됐다. 이중 중국이 미국 대선에 보이는 관심은 각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인 ‘중국 IT 기업 퇴출’이 이어지느냐 마느냐가 달렸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 내 사업 부문 매각을 압박했다. 개인정보보호가 명분이나 미중갈등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강도 높은 조치에 ‘트럼프가 중국 기업의 팔을 비틀어 매각을 종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틱톡은 미국 상무부에 의해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금지 직전까지 갔으나 워싱턴DC연방법원, 펜실베이니아주 동부연방지방법원 등이 이에 대해 제동을 걸며 구사일생했다.
하지만 미국 상무부는 여전히 틱톡 거래금지를 실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연스레 ‘다음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틱톡의 미래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IT 업계에서는 틱톡을 ‘시작’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위챗’과 앤트의 ‘알리페이’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다. 중국 IT 기업을 대거 미국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틱톡이 트럼프의 중국 IT 기업 제재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의 거대 IT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길 기대하는 상황. 바이든 후보도 중국에 친화적인 인사는 아니나,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파격 행보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다.
중국계 미국인들에게서도 ‘트럼프 불호’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APIA 투표의 아시아계 유권자 설문 조사 결과 중국계 미국인 56%는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 투표하겠다고 한 것은 20%가량에 그쳤다.
하지만 이런 중국의 기대와 달리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4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다소 앞서는 모양새다. 미국 시간 오전 1시경 경합주로 분류됐던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에서 트럼프가 우세를 보이는 상태다. 승패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다소 무게추가 트럼프 측에 옮겨갔다.
대선을 바라보는 IT 기업의 속내는 복잡하다. 진보적 성향이 뚜렷한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대다수가 민주당이나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 이는 IT 기업 임직원들의 정치 기부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바이든 후보는 통신/전자부문 기업 임직원 관계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대비 5배가량 많은 기부금을 모금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 반독점 행위 규제나 이용자의 게시글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통신품위법 230조의 폐지 등 IT 기업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주장을 펼쳤기에 어느 후보가 되더라도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반길 IT 기업도 있다. 오라클이다.
오라클은 틱톡 매각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실리콘밸리서 몇 안 되는 친 트럼프 인사다. 올초 트럼프 대통령의 모금 행사를 주도한 바 있다. 정치 기부금 대다수가 민주당과 바이든 후보에게 치우친 여느 기업과 달리 오라클 임직원의 기부금은 민주당에 7, 공화당에 3 정도다.
오라클과 틱톡은 협상을 통해 자체 안을 도출해낸 뒤 미국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틱톡 글로벌 지분율이 낮다’며 양사의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답보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틱톡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오라클이 그 수혜를 누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IT 업계에서는 바이든이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이미 진행된 오라클과 틱톡의 안을 폐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