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D 솔루션 역량·무형자산 등 가치 충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가격에 대해 적정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인텔의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양수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공장 등이다. 계약 규모는 10조3100억원이다.
29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텔이 가진 SSD 솔루션 역량과 무형자산 등을 고려하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결론에 도달한 가격이다.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다소 높은 가격에 인텔 낸드 사업을 품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전체 2위인 D램과 달리 낸드 시장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면서 관련 시장 2위로 떠오르게 됐다. 이 사장은 인수 배경에 대해 “이미 128단 낸드를 개발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솔루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거래를 진행했다”면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약점으로 꼽힌 낸드 컨트롤러 분야의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 인텔은 SSD 라인업에 하이엔드 제품도 갖춘 반면 SK하이닉스는 중저가 모델 위주였다. 이 사장은 “양사의 포트폴리오가 겹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잘 구성해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인수 거래가 공식화됐지만 아직 추가 과정이 남았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1년 말 8조192억원, 2025년 3월 2조2912억원을 인텔에 순차 지급한다. 이 사장은 “주요국 정부 승인도 남아서 내년 하반기 돼야 사실상 거래가 끝나게 된다.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따라서 다롄 공장은 당분간 인텔이 운영한다. 설비 노후화 관련 일부 투자는 인텔이 진행한다. 다만 사실상 SK하이닉스로 사업이 넘어간 만큼 인텔이 다롄 공장 관리에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사장은 “두 단계에 걸쳐 투자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잘 관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텔 출신인 이 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시너지가 이번 인수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장은 “이 정도 규모 거래에는 회장의 역할이 크다. 저 역시 아무래도 인텔 문화를 잘 이해하기 때문에 신뢰가 더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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