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해외에 비해 클라우드 전환율이 낮다고 평가받던 국내의 경우 그간 뒤처진 것을 만회라도 하듯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클라우드가 기본 시스템으로 정착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클라우드 사업자들 공통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이슈가 있다. 고성능 컴퓨팅(HPC)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HPC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며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라클의 자신감이 남다르다. 클라우드 시장의 후발주자로, 선두 기업들을 추격하는 입장이지만 ‘성능’이 필요한 HPC 시장에서는 타사 대비 오라클이 경쟁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기영삼 한국오라클 전무<사진>는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HPC를 이용하는 것은 2022년 내지는 2023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전에는 소수의 얼리어답터 기업들이나 소수의 기업·기관이 실험적으로 도입해볼 것”이라며 “이 기간 내에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본격화될 HPC 시장에서 오라클의 존재감을 드러내겠다”고 피력했다.
클라우드는 사업자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제공된다. 규모에 따라 수백, 수천, 수만대 이상의 서버로 이뤄진 데이터센터가 서비스 개발·구동 등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대신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서버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은 인텔, AMD, 엔비디아 등의 기업이 제공한다. 오라클을 비롯해 AWS, MS, GCP 등 클라우드 사업자 모두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 결국 이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클라우드의 성능이 달라지는 셈이다.
오라클이 집중한 것은 데이터센터 내 네트워킹이다. 복수의 서버가 하나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HPC에서 서버끼리의 네트워크는 성능과 직결한다. 서버를 원격 직접 메모리 액세스(RDMA) 스위치에 직접 연결함으로써 지연 시간을 대폭 줄였다. 이는 경쟁사 대비 우월한 성능으로 이어졌다.
이와 같은 오라클의 HPC 성능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이점을 지닌다. 반복학습을 통해 똑똑해지는 AI의 더 좋은 컴퓨팅 자원은 더 빠르게, 더 똑똑한 AI로 이어진다.
금융시장의 장외 거래나 펀드 매니저의 계산, 3D 랜더링, 디지털 트윈 등 복잡한 계산이나 결과를 일정시간 내 도출해야 하는 분야도 HPC의 수혜 대상이다.
기 전무는 “자동차 충돌 실험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는 자동차에 실제 인체와 동일한 수준의 내구력을 가진 인형을 좌석에 앉힌 뒤 충돌 속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충격량을 계산해냈다면, 이제는 이를 가상 환경을 구성해서 실험한다. 실제로 이뤄지는 것 이상의 다양한 테스트를 위해서는 고성능의 컴퓨팅 자원이 요구되고, HPC가 이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슈퍼컴퓨터로 대표되는 HPC는 소수 기업·기관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클라우드 HPC 시장의 확대는 더 많은 기업·기관이 HPC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소기업도 ‘알파고’를 개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일반 클라우드 대비 높은 비용, 핵심 워크로드의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거부감 등이다.
기 전무는 “시장에는 여러 클라우드 사업자가 있다. 여러 클라우드 중 오라클 클라우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HPC는 오라클을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며 “이제는 오라클의 시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