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오는 22일부터 주요 부처 및 산하기관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한 방 없는 ‘맹탕’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상임위 곳곳에서 증인 채택 난항을 겪고 있으며, 날카로운 현안점검도 부족하다는 비판이 계속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만 봐도, 아직도 증인을 놓고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야당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을 출석시켜야 한다며 줄곧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여당과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증인‧참고인 채택 기한을 넘겨 버렸다. 증인 채택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당장 22일과 23일 과방위 종합감사에 이들을 출석시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책임 있는 대표 및 임원을 부르는 방법도 있겠지만, 과방위 야당 간사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이해진 네이버 GIO만은 포기할 수 없다며 증인 채택을 호소하고 있다. 이 GIO는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여야 증인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한국 입국 때 코로나19에 따른 자가격리 등을 준수해야 하기에 다음 날 증인으로 출석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잡음은 있었지만, 증인 출석이 불투명해진 네이버와 카카오가 승자라는 얘기도 들린다.
지난해 국감 때 사장이 출석한 구글코리아는 올해 전무를 국회에 보낸다. 넷플릭스에서는 팀장이 나온다. 낸시 메이블 워커 구글코리아 대표와 레지날드 숀 톰슨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대표가 코로나19 방역 상황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후 과방위는 전무와 팀장에게 책임 있는 답변을 얻겠다며 본사 위임을 받고 나오라는 내용 증명까지 보냈다지만, 존리 구글코리아 사장조차 ‘모르쇠’로 일관했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대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황보승희 의원(국민의힘)은 EBS 인기캐릭터 펭수를 참고인으로 신청한 후 여론의 질타를 맞기도 했다. 펭수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사실상 과방위도 증인채택 실패다. 결국 당초 예정된 주요 기업 증인 중 통신3사만 책임 있는 임원이 나왔고, 과방위 여야 의원들은 이들을 상대로 질의를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사실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고, 오류‧허수를 지닌 통계를 근거로 내세운 통신사 때리기가 펼쳐졌다. 시대는 변해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뉴딜을 외치고 5G 상용화에 따른 융합 신산업을 육성해 국가 미래 먹거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아젠다가 형성됐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마치 19대 국회로 돌아간 것처럼 통신비 인하만 외치는 식이다.
아직 국감은 끝나지 않았다. 한 방을 보여 달라.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국회의 역할을 다 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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