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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109살 IBM, 또 한 번의 대변신…한국 IT시장에 미칠 영향은?

-매출 1/4 차지하는 인프라 관리 서비스 사업부 내년 분사
-PC, 반도체, x86 서버 매각 이은 분사 발표, 한국도 영향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IBM이 IT 인프라 아웃소싱 등을 담당하는 인프라 관리 서비스 부문을 분사한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BM은 지난 8일(현지시간) GTS(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 사업부의 관리형 인프라 서비스(Managed Infrastructure service) 부문을 분사, 별도의 상장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 신성장 산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관련 부서는 인프라 아웃소싱 등 기업의 IT인프라를 운영, 관리하고 유지보수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곳으로 IBM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관련업계에선 지난 30년 이상 IBM을 상징하던 ‘레거시 비즈니스’를 과감히 떼어냄으로써 109년 IBM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본사의 이같은 결정은 한국지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본사와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인프라 관리 서비스 부문은 IBM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IBM 전체 매출(771억4700억달러) 가운데 GTS 사업부는 273억6100만달러, 그리고 이번에 분사하는 관리형 인프라 서비스 부문은 190억달러 규모다.

한국IBM은 작년 79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IBM 글로벌 매출의 1%에도 채 못미친다. 이중 GTS에 해당하는 테크놀로지 서비스&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의 매출은 3972억원으로 한국IBM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이번에 분사하는 관리형 인프라 서비스 사업 부문 매출을 정확히 파악하긴 힘들지만 본사와 비슷하거나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인공지능(AI) ‘왓슨’을 주축으로 하는 국내 코그너티브 솔루션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에 비해 테크놀로지 서비스&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0% 감소했다.

실제 한국IBM은 클라우드 등 IT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라 대한항공, 아모레퍼시픽, 교보생명, 한국투자증권 등 장기간 IT인프라 아웃소싱을 제공하던 주요 고객사를 잃었다.

지난 2018년에는 무려 20년 간 IT아웃소싱을 제공해오던 대한항공이 전사 IT시스템을 클라우드 전환키로 결정하면서 한국IBM과 결별했다. 대한항공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을 결정하면서 당시 LG CNS와 손을 잡았다.

또, 지난해에는 2009년부터 10년 간 IBM과 함께 해온 한국투자증권이 SK C&C를 새로운 IT아웃소싱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처럼 최근 인프라 관리서비스 사업이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과 맞물리면서 IBM이 선택한 타개책은 관련 사업부를 분리하는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2018년 인수한 레드햇의 개방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IBM은 이번 인프라 관리 사업부 분사를 내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IBM 전체 직원 35만2600명 가운데 약 9만 명이 해당 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국IBM 역시 1408명 직원 가운데 수백명의 직원이 GTS에서 근무 중이다. 한국오라클, AWS코리아 출신의 장정욱 대표가 현재 GTS 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한국 역시 본사의 이번 결정에 따라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IBM은 위기 때마다 과감한 변신을 꾀해왔다. PC 시장의 수익성이 줄어들자 2005년 중국 레노버에 PC사업부를 매각했으며, 2014년에는 반도체 제조부문을 글로벌 파운드리에 매각했다. 또, 같은 해에는 x86 서버 사업부를 레노버에 팔았다. 2018년에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340억달러에 오픈소스 기업 레드햇을 인수하고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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