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의 직책수행경비가 다른 위원회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 따르면 4차위 위원장의 월 직책수행경비는 622만원이다. 타 대통령 직속위원회와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하다.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의 경우 153만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132만원,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247만원,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247만원,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은 153만원이다.
4차위의 경우 부위원장이 없어 부위원장간 비교는 어렵지만, 타 위원회 부위원장보다는 3~4배, 위원장간 비교해도 타 위원회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편성지침에 따르면 직책수행경비는 조직관계법 및 직제에 의한 직위를 보유한 자에게 정액으로 지급하는 경비다. 국장급(월 55만원 이상 수령자) 이상은 기관장이 직무상 소요를 감안해 지급단가의 50% 범위내에서 균등, 또는 차등 지급할 수 있다. 직책수행경비는 업무추진비와 성격이 비슷하지만 사용출처 근거를 남기지 않아도 된다.
차관급 이상은 별도로 규정한다. 기준단가는 최저 90만원에서 540만원이다. 대통령이 월 540만원, 국무총리 415만원, 부총리 290만원, 국무위원 165만원, 장차관급 기관장 102만 차관·청장 등 90만원이다. 기준단가의 150%까지 편성이 가능하다. 대통령의 경우 월 최대 810만원의 직책수행경비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당초 4차위가 출범할때 위원장을 총리급으로 할 계획이었지만 불발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총리급 위원장 위상에 맞춰 직책수행경비 규모를 산정했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총리급 위원장에 중앙부처 장관 15명 이상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4차위를 꾸릴 예정이었다. 전 부처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적극 추진하고 부처간 이해관계도 조정하겠다는 취지였다. 여러 장관이 참여하는 위원회 특성상 총리급 위원장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하지만 조직 구성 과정에서 여러 논란을 거친 끝에 4차위는 민간위원 21명과 정부위원 5명으로 구성되는, 정부 자문위원회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위원장 직급도 총리급이 아닌 장관급으로 낮아졌다. 장관급 직책수행경비 기준단가 102만원에 150%를 적용해도 약 150만원이다. 622만원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직책수행경비는 당초 논의했던 총리급으로 맞추면 가능하다. 총리급 415만원에 최대 150%를 적용하면 622만원이 나온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장병규 4차위원장에게 지급된 직책수행경비는 총 6764만5000원이다.
다만,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은 지침에 명시되지 않은 경우 당초 예산에 편서왼 바에 따라 집행한다고 정하고 있다. 지난해 4차산업혁명위원회 운영지원에는 40억5100만원이 편성돼 31억6100만원을 집행했다. 폭넓게 해석하면 예산범위 내에서 경비를 집행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또한 4차위가 여러 부처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여러 분과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위원회 특성에 따라 차등지급 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타 대통령 직속위원회의 직책수행경비와 비교할 때 3~4배 차이로 과다한 측면이 있다"며 "차등적용 필요성이 있더라도 적정규모로 지급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