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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대세”…중앙화 거래소가 탈중앙화 거래소를 따라간다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최근 바이낸스, 빗썸 등 기존 중앙화 거래소들이 탈중앙화 거래소(DEX)를 따라가는 보기 드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DEX는 거래량이 부족하고 거래 속도가 느려 중앙화 거래소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대세가 역전된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앙화 거래소들은 DEX에 상장된 암호화폐 중 거래량이 높은 것들을 신규 상장 암호화폐로 선택하고 있다. DEX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암호화폐 대부분이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관련인 만큼, 디파이 열풍에 발맞춰 관련 암호화폐를 우선적으로 상장하려는 움직임이다. 또 디파이 암호화폐를 거래하려는 사용자들이 DEX로 이동하자, 해당 사용자들을 뺏기지 않으려는 의도도 큰 것으로 보인다.

가장 활발한 건 바이낸스다. 바이낸스는 지난 일주일 동안 스웰브(SWRV), 크림파이낸스(CREAM), 유니(UNI), 선 토큰(SUN)을 상장했다. 모두 DEX에서 활발히 거래되던 암호화폐다. 후오비도 세계 최대 DEX인 유니스왑에서 활발히 거래되던 WBTC와 RENBTC를 잇따라 상장했다.

이에 DEX 거래량을 기준으로 중앙화 거래소의 ‘다음 상장’을 예측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쟁글은 ‘DEX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면서, 주요 거래소에 추가로 상장될 토큰들을 확인해보세요’라는 제목의 마켓워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서 쟁글은 DEX에서 거래량이 높은 디파이 암호화폐들이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쟁글 측은 “디파이와 DEX 열풍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가 ‘상장 과정에서 역전된 거래소와 토큰 프로젝트 간의 역학 관계’”라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유명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되기 위해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상당한 비용을 지불했다면, 최근에는 중앙화 거래소들이 유망한 디파이 암호화폐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쟁글은 “중앙화 거래소의 최근 상장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토큰 가운데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는 토큰 위주로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된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바이낸스와 후오비, 게이트아이오, MXC 등 중앙화 거래소가 적극적으로 상장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흐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DEX에서 끌어들인 디파이 암호화폐들의 성적이 좋은 게 가장 큰 이유다.

쟁글이 주요 디파이 암호화폐 10개(YFI, YFII, REN, RSR, ZAP, AMPL, OM, BAL, SNX, UMA)를 조사한 결과, 대표적인 DEX인 유니스왑 거래 개시 시점부터 주요 중앙화 거래소에 최초로 상장될 때까지 평균 수익률이 208%를 기록했다. 이후 해당 암호화폐들은 높은 확률로 다른 중앙화 거래소에 추가 상장됐으며 가격 및 거래량이 크게 상승했다.

‘거품’ 논란에도 불구, 디파이 열풍이 식지 않은 것도 이유다. 이달 초 디파이 서비스들에 예치된 금액은 다소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에는 다시 늘었다. 지난 21일에는 97억 700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암호화폐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탈중앙화 거래소들은 디파이 암호화폐와 자체 이자 농사 모델을 통해 중앙화 거래소의 사용자들을 뺏어오고 있다”며 “앞으로 탈중앙화 거래소와 중앙화 거래소 간의 힘겨루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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