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코로나19’는 원격 근무의 확산, 온라인 개학, 비대면 소비 등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키면서 우리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 가히 언택트발(發) IT혁신이 전 산업군에서 도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초의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고, 공교육의 온라인화를 확인하는 등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고 있다.
또한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역시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기 위한 21세기형 디지털 혁신 정책이다.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디지털 뉴딜’ 정책은 약 45조원의 국비가 투입돼 DNA(데이터, 네트워크, AI) 생태계 강화, 교육인프라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 육성, SOC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디지털데일리 주관으로 열린 ‘오픈 테크넷 서밋 2020’ 버추얼 컨퍼런스에선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디지털 뉴딜 정책과 비대면 산업 발전, 이를 위한 오픈소스 전략 등이 다양하고 깊이있게 제시됐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부득이하게 온라인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 약 1000여명의 사전 등록하고, 참관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송경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관(국장)<사진>은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디지털 뉴딜’의 성공을 위해선 오픈 이노베이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또 이는 우리가 디지털 선도국가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디지털뉴딜의 주요 내용으로 공공 데이터 14만개 공개를 통한 데이터댐 구축, 데이터 바우처 제공, 전 산업 및 공공분야에 5G, AI를 접목하는 것을 추지하고 있다.
또,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초중고에 고성능 와이파이를 전면 구축하고 온라인 학습을 지원한다. 특히 미래 고용시장 구조변화에 맞춰 새로운 일자리 제공을 위해 AI/SW 핵심인재 10만명 양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같은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개방형 혁신’이 필수다. 이와관련 송 국장은 “과거에는 기업 내부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기술을 구현해 제품을 출시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하지만 오랜 개발기간과 개발된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높은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리스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내부 역량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외부 전문가의 다양한 참여를 통해 아이디어와 기술을 받아들이고 혁신을 추구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그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 역시 단순히 공공 데이터를 공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소프트웨어 인재가 이를 활용해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이렇게 나온 서비스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할 뿐 아니라 경제성장, 일차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렇게 공개된 공공 데이터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한 사례를 다수 목격했다. 대표적인 것이 약국별 마스크 재고량 데이터를 제공했던 ‘공적 마스크 앱’이다. 지난 3월 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면서 국민들은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여러 약국을 돌아다니거나 줄을 길게 서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정부는 공적 마스크 재고량 데이터를 공개해 민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민간업체가 이 데이터를 활용해 가까운 약국의 마스크 재고량을 알려주는 앱을 단 하루만에 개발할 수 있었다.
또, 질병관리본부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정보를 제공하는 ‘코로나19 현황지도’나 AI가 영상을 인식해 도보와 지도를 구분하고 음성으로 길을 안내해주는 ‘시각장애인 안내용 AI’ 등도 이러한 개방형 혁신을 통해 탄생한 서비스다.
송 국장은 “개방형 혁신은 협력모델이나 경쟁 전략”이라며 “개방형 생태계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개방형 기술개발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개방형 생태계는 자동차나 금융 등 타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쿠팡이나 위메프 같이 유통 및 온라인 쇼핑 등의 분야에서 서비스를 혁신하는 다양한 기업도 오픈소스(공개)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제품의 90%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개발됐으며, LG전자는 스마트TV나 냉장고 등에 적용된 웹OS를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발전시키고 있다.
정부 역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송 국장은 “클라우드, 엣지컴퓨팅 등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개SW 프로젝트를 지원해 향후 보다 많은 개발자,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정부 혁신 추진 계획에 따라 공공부문에 개방형 OS를 도입을 추진하고, 공개SW 개발자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커뮤니티 지원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도 이같은 공개SW기반의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이뤄내는 개방형 혁신을 통해 코로나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픈 테크넷 서밋 2020 첫 날 과기정통부에 이어 인젠트,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OSC코리아, NHN, 래블업 등이 언택트 대응을 위한 다양한 혁신 기술 전략을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오는 18일까지 3일간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선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재단(CNCF)과 한국레드햇, SK C&C, 엘라스틱, AI팩토리, 투비소프트, 센스톤. KB국민은행 등 다양한 기관 및 기업의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