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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낯설지만, 재밌다”…AR안경 ‘U+리얼글래스’ 써보니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생소하다. 하지만 재밌다.”

영화에서나 보던 증강현실(AR) 안경이 눈앞에 왔다. LG유플러스가 해외 스타트업 엔리얼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출시한 고객용(B2C) AR글래스, ‘U+리얼글래스’다.

첫 인상은 제법 선글래스 느낌이 난다. 가상현실(VR)용 HMD를 착용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에 비하면 88g 무게로 훨씬 작고 가볍다. 다만 ‘안경’보다는 여전히 ‘기기’에 가까운 느낌이다. 글래스 디스플레이에 3개의 렌즈가 탑재됐고, 안경 다리에는 USB케이블이 길게 달려 있다.

작동방법은 간단하다. USB 포트를 스마트폰에 연결했다. U+리얼글래스는 노트20과 노트20울트라 모델만 연동할 수 있지만 조만간 최신 퀄컴 칩셋을 탑재한 LG 단말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연결 즉시 스마트폰은 컨트롤러가 된다. AR 화면에는 가상 레이저 불빛을 쏴 마우스커서로 쓰고, 스마트폰 화면 자체는 마우스패드가 되는 식이다.

전용앱인 ‘네뷸라(Nebula)’만 설치돼 있다면 곧바로 안경다리에 장착된 좌우 스피커에서 연결음이 들리고 ‘네뷸라’ 화면이 뜬다. 기본 앱 화면도 심플하다. 현재 네뷸라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은 한정돼 있지만 ▲크롬 등 브라우저앱 ▲카카오톡·밴드·페이스북 등 SNS ▲유튜브·아프리카TV·U+모바일tv 등 영상앱 ▲U+프로야구·골프·아이돌라이브 등 U+전용앱까지 웬만한 앱은 다 있다. 스마트폰의 모든 앱을 이용하고 싶다면 ‘미러링모드’로 전환하면 된다.

◆누워서 유튜브 보기, 이렇게 편할 수가

가장 먼저 유튜브를 클릭했다. 애청하는 tvN ‘유퀴즈온더블록’을 선택하고 재생화면을 가로모드로 전환했다. 컨트롤러로 상단바를 클릭하면 상하좌우로 움직이거나 당기고 밀 수 있다. 원하는 화면 크기를 만들면 한번 더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기본모드로 세팅된 ‘거리유지모드’는 화면을 전면에 고정하는 식이다. ‘팔로잉모드’로 전환하면 내 시선을 따라 화면이 따라온다.

화면을 눈앞 가득 채우고 그대로 누웠더니 마치 천장에 빔프로젝터를 띄운 것처럼 편하게 영상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선팅된 휴대용 렌즈를 추가로 장착하면 시각적으로 AR 화면이 검게 바뀌어 마치 ‘나만의 극장’에 온 듯한 느낌이 났다. 팔로잉모드로 바꿨을 때 어떤 자세로 누워도 편하게 감상이 가능한 점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팔로잉모드를 할 때는 화면을 가로 세로로 전환할 때마다 위치가 조금씩 어긋나 불편했다.

이번에는 U+프로야구 앱을 열었다. 롯데 대 NC다이노스 경기를 택하고 포지션별 분할 화면으로 시청했다. 스마트폰으로 시청할 때만큼이나 화면 전환이 매끄러웠다. 이번에는 네이버 검색창을 띄워 경기 중 선수 이름을 검색했다. 동시에 카톡창을 열고 메시지를 작성했다. U+리얼글래스는 동시에 3개 화면까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아쉬운 미러링모드의 한계, 발열도 단점

스마트폰에는 티빙 등 OTT나 게임 앱들도 깔려 있었지만 네뷸라 플랫폼에서 이를 구동할 수는 없다. 대신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연동시키는 ‘미러링모드’를 이용하면 모든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미러링모드일 때는 화면이 고정되고 사용자 마음대로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대 100인치 화면 확대가 가능한 U+리얼글래스의 장점은 넷플릭스·웨이브·티빙 등 대부분의 OTT에는 무용지물이었다.

마찬가지로, 모바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를 미러링모드로 작동시켜봤다. 역시 화면 조정은 안 되지만, 모바일 게임을 스마트폰 화면보다 훨씬 큰 화면으로 할 수 있는 점이 반가웠다. 스마트폰 화면상의 게임을 그대로 AR화면에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데 많이 버벅였지만, 곧 익숙해지자 만족스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또 하나 단점은 약간의 발열, 그리고 아직은 불안정한 사용감이다. 사용 30분이 지난 즈음부터 코받침 부근과 안경다리에 발열이 느껴졌다. 이후 화면에 ‘글래스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용을 멈추고 잠시 후에 다시 이용해주세요’라는 경고 메시지가 떴다. LG유플러스가 권장한 1회 사용시간은 40~50분이다. 글래스에는 배터리가 없어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LG유플러스는 AR글래스의 장점을 최적화할 수 있는 ‘U+AR’ 서비스를 지속적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로,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의 한 장면처럼 증강콘텐츠를 AR글래스로 즐길 수 있었지만 아직은 콘텐츠 수가 많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LG유플러스는 AR을 비롯한 확장현실(XR) 콘텐츠를 공동제작하는 글로벌 연합체인 ‘XR 얼라이언스’의 의장사를 맡고 있다. 향후 AR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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