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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영 칼럼

[취재수첩] 서학개미와 ‘MAGAT’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주식 열풍이다. 여기저기 온통 주식 얘기 뿐이다.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말로 주식투자 초보자를 뜻함)’라는 신조어에 이어 최근엔 ‘동학개미’, ‘서학개미’까지 등장했다. 이중 서학개미는 해외주식, 주로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를 일컫는다.

코로나19 확산이 한참이던 지난 3월 미국 증시도 하락장이 본격화되면서 ‘서학개미’는 이른바 ‘마가트(MAGAT)’로 불리는 미국 대형 기술주에 몰리기 시작했다. MAGAT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알파벳), 애플, 테슬라를 뜻한다. 한때 FANG(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구글)이 IT업계의 혁신을 상징하던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MAGAT가 대세다.

실제 지난달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테슬라와 애플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며칠 사이 나스닥 지수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개미들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MAGAT는 서학개미의 주요 투자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 기업의 기술이나 전략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유튜브에 선 개별기업에 대한 주식 강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특히 비대면(언택트) 비즈니스가 확산되면서 MAGAT에 대한 기대함은 여전히 높다. 코로나 위기 상황이 길어지면서 언택트를 뒷받침하는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등과 같은 기술에 관심이 크다.

특히 아마존과 MS, 구글 등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들은 클라우드 ‘빅3’로 불리는 기업이다. 테슬라나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도 안정적이다.

MS는 2014년 사티아 나델라 CEO가 취임하면서 ‘클라우드 퍼스트’를 앞세워 발빠르게 모든 비즈니스를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애저’를 비롯해 오피스365나 팀즈와 같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이 늘면서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돼 지난 2일에는 역대 최고치인 231.65달러를 기록하기로 했다.

아마존 역시 서학개미가 가장 사랑하는 기업 중 하나다. 아마존에게 현재 수익을 가장 많이 안겨다주는 곳은 전자상거래가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다. 당연히 매출로는 아마존닷컴이 압도적이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AWS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며 사실상 아마존을 먹여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존의 주가 역시 꾸준히 상승해 지난 2일 무려 3532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MAGAT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눈은 최근 IPO를 앞두고 있는 신생 테크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클라우드 데이터웨어하우스(DW) 기업인 스노우플레이크가 대표적이다. 워렌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스노우플레이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12년 설립된 스노우플레이크는 AWS나 MS, 구글과 같은 클라우드 안프라에서 데이터를 저장, 분석,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아직 손실 규모가 크지만 지난 2월 124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스노우플레이크 외에도 수모로직이나 아사나, 팔란티어 등 다수의 테크 스타트업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들을 눈여겨보는 국내 투자자들도 많아졌다.

“최근 실연을 했다면 국내와 해외 주식 모두에 투자하라”는 이야기를 미국 주식 게시판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낮에는 국내 증시, 밤에는 해외 증시를 지켜보다 보면 여기에 온통 정신이 팔려 실연의 아픔을 금방 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다. 매일밤 ‘빨간불’과 ‘파란불’이 번쩍이는 살벌한(?) 현장을 지켜보며 오늘도 열공하는 서학개미들의 건투를 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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