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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알아?] ‘팔란티어’를 아시나요…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빅데이터 기업

국내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미래가치가 공감되는 글로벌 기업 소식을 전합니다. 해외 IT산업에서 최근 주목받는 기업을 소개하고, 국내 IT업계에게 도움이 될 만한 소식을 전달하겠습니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팔란티어(palantir)’는 J.R.R 톨킨의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천리안을 가진 수정구슬이다. 소설에선 미래를 내다보고, 소통할 수 있는 마법의 돌로 묘사돼 있다. 동명의 이 업체는 미국의 ‘핫’한 빅데이터 분석 기업이다.

‘페이팔 마피아’로 잘 알려진 투자자 피터 틸을 비롯해 현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카프 등 다섯명이 2004년 공동으로 설립했다. 천리안의 능력을 가진 ‘팔란티어’처럼 시공간을 뛰어넘는 빅데이터가 가진 힘을 공익에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사명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피터 틸이 ‘반지의 제왕’ 광팬이었기 때문에 ‘팔란티어’라고 지었다는 설도 있다.

팔란티어는 그동안 쌓아온 업적에 비해 여전히 비밀스러워 보이는 회사다. 미국에선 팔란티어를 “가장 비싸고 은밀한 빅데이터 기업”이라고 표현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기업 대상(B2B)인 탓도 있지만, 이들의 고객자체가 베일에 쌓여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팔란티어의 주요 고객은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DHS), 연방대테러국과 같은 정부수사기관이다.
'반지의 제왕'에 나온 간달프의 마법의 돌 '팔란티어'
'반지의 제왕'에 나온 간달프의 마법의 돌 '팔란티어'
실제 팔란티어는 창립 초기 CIA가 설립한 벤처캐피털인 ‘인큐텔(In-Q-TEL)’로부터 2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하면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죄행위나 사이버테러 징후, 자금세탁, 밀수 등을 감지하는 솔루션 회사로 성장했다. 물론 현재는 정부기관 중심에서 민간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일반 기업 매출액 비중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팔란티어가 주목을 끌게 된 것은 2011년 미 연방마약국의 자료를 분석해 마약 조직 핵심 인물과 거주지, 활동반경, 자금 흐름 등을 밝혀내면서부터다. 이를 기반으로 마약국은 대규모 마약조직 소탕 작전에 성공했다. 같은해 팔란티어는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팔란티어는 얼굴인식 분석기술을 통해 보스턴마라톤의 폭탄테러범을 찾아냈으며 9·11 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의 은거지를 찾아내고 사살하는 데도 일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팔린티어가 제공하는 분석 솔루션은 ‘팔란티어 고담(Gotham)’과 ‘팔란티어 파운드리(Foundry)’가 대표적이다. 팔란티어 고담은 데이터를 통합, 관리, 분석하는 솔루션으로 자연어 검색 기능 등을 제공해 테러조직 검거, 자금 세탁 방지, 밀수 추적 등 복잡한 네트워크 상에 숨겨져 있는 부정행위를 적발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오사마 빈 라덴 추적에도 팔란티어 고담이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또, 팔란티어 파운드리는 데이터 통합의 성능 확대 및 확장에 초점을 둔 제품이다. 백엔드와 프론트엔드 간 데이터 분석 장벽을 제거해 사용자 중심의 데이터 사용을 가능케 한다.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
최근 팔란티어는 2가지 이유로 또 다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첫 번째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상장을 신청한 것, 또 하나는 본사를 실리콘밸리에서 콜로라도 덴버로 옮긴 것이다. 직상장은 기업이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공모하는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증권거래소에 바로 상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슬랙이 직상장으로 거래소에 상장했다. 팔란티어는 오는 23일부터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하게 된다.

이와 함께 팔란티어는 사업을 시작한지 16년 만에 팔로알토 본사를 콜로라도주 덴버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이미 팔란티어의 홈페이지에는 덴버가 본사로 표기돼 있다. 팔란티어가 본사를 이전한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더 이상 비싼 사무실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비싼 사무실 임대료나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지면서 실제 다른 지역으로 본사를 옮기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팔란티어는 현재 미국 이외에 아부다비와 코펜하겐, 런던, 파리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아태지역에는 호주의 캔버라와 시드니, 일본 도쿄에 지사가 있다. 올해 10억달러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기업가치는 24조원에 달한다.

한때 국내 진출 등의 소문도 돌았으나 아직까지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4월 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팔란티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팔란티어와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사업 전반에 걸친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사업 방향을 도출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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