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경찰이 지난 26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빗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코인빗이 발행에 관여한 암호화폐 가격도 일제히 하락세다.
코인빗은 그동안 공동발행 또는 발행 지원 등의 형식으로 여러 암호화폐 발행에 관여해왔다. 특히 지난 3월 말부터 6월까지 ‘2주년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발행에 관여한 암호화폐들을 에어드랍했다. 에어드랍이란 고객에게 암호화폐를 무상으로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가격 폭등으로 논란 됐던 '코인빗'의 암호화폐들
코인빗은 지난 3월 말 미즈넷(MIZN)을 시작으로 6월까지 엠디에프(MDFC), 이오(IO), 렉스(LEX), 프로토(PROTO) 등의 에어드랍 이벤트를 열었다. 이 중 이오는 코인빗 운영사인 엑시아와 엠디에프 재단이 공동 발행한 암호화폐이며, 렉스 역시 엑시아에서 사업을 지원하는 암호화폐다. 또 프로토는 엑시아가 프로토 재단을 인수했기 때문에 역시 엑시아가 발행 주체인 암호화폐다.
에어드랍된 암호화폐들은 곧 코인빗에 상장됐다. 200원에 상장된 암호화폐가 상장 당일 1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에어드랍 암호화폐들은 모두 폭발적인 상승세를 거쳤다. 에어드랍된 암호화폐만 고점에서 팔아도 적게는 7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 대의 이득을 볼 수 있던 셈이다.
이는 곧 논란이 됐다. 코인빗이 발행한 암호화폐가 코인빗에만 상장되고,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코인빗이 시세를 조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실시된 경찰 압수수색 역시 운영진이 다수의 가짜 계정을 통해 자전거래로 거래량을 부풀리고 시세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이뤄졌다.
코인빗이 관여한 암호화폐들이 유독 백서가 허술한 점도 논란의 원인이다. 코인빗 운영사인 엑시아가 사업을 지원한다고 공지했지만 사업의 실체를 명확히 알 수 없어서다. 실제로 코인빗이 공동 발행한 이오와 사업에 참여하는 렉스는 인공지능 및 헬스케어 분야에 암호화폐를 접목한 콘셉트로 백서의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압수수색 소식에 가격 하락…투자자 손실 호소
문제는 해당 암호화폐들을 에어드랍 받는 것을 넘어, 매수한 투자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에어드랍 암호화폐들의 가격 상승을 본 투자자들이 더 큰 상승을 기대하고 매수한 경우가 많다.
코인빗은 바이백(Buy-Back) 정책을 통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코인빗이 직접 시장에서 일정 물량을 사들인 뒤 해당 물량을 락업(일정 기간 유동성을 묶는 것)해 가격 폭락을 막는다는 것이다. 코인빗은 지난 6월부터 ‘랜덤 바이백’을 시작해 이벤트 형식으로 바이백을 실시하고 있다. 이오, 렉스, 프로토 등도 바이백 대상 암호화폐다.
하지만 바이백 실시에도 에어드랍 이벤트 대상이었던 암호화폐들은 상장 당시보다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태다. 145만원까지 상승했던 렉스(LEX)의 경우 현재 1만5000원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호소하고 있다.
압수수색 소식으로 하락 폭이 더 커지기도 했다. 압수수색 보도 직후 이오는 전날 같은 시간 대비 57% 하락했으며, 렉스나 프로토 등도 30% 가까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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