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1973년 완공된 소양강댐은 다목적 댐이다. 홍수 조절 기능, 식수를 제공하는 상수원, 전력을 생산하는 수력발전소의 역할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해왔다.
이런 고마운 소양강댐에게 이제 한가지 역할이 더 추가됐다. 춘천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대규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파크에 저비용 고효율의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
소양감댐이 제공하는 친환경 에너지는 다름아닌 수심 130~150미터 부근에 존재하는 6~7℃의 심층냉수다. 이 심층냉수는 일년내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소양강댐은 수력 발전을 위해 댐의 중간높이 부분에서 수로를 뚫어 그 낙차를이용해 전력 생산을 위한 터빈을 돌려왔다.
이렇게 전력 발전에 사용된 7℃의 냉수를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낮추는 수냉에너지로 재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소양강 댐의 1일 평균 방류량만 약 340만톤에 달하는 만큼 수량은 언제나 풍부하다.
전산장비가 가득차있는 데이터센터는 항상 열(온도)과의 전쟁을 해야하다. 데이터센터에 인입된 관로를 통해 들어온 차가운 7℃의 냉수로 작동되는 수냉식 공조는 강력한 천연 에어컨을 역할을 하는것이다.
이를 일반적인 냉각탑을 이용해 데이터센터 냉각(쿨링)을 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무려 82%가량 에너지비용이 절감된다는 게 강원도청의 설명이다.
◆'K-클라우드 파크' 힘쏟는 강원도.....클라우드업계도 큰 관심
지난 2017년 ‘데이터 퍼스트(Data first)’ 비전을 선포한 강원도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2025년까지 춘천에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K-클라우드 파크’를 마련하고 6개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및 약 300여개의 의료·헬스케어 등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관련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K-클라우드 파크는 강원도와 춘천시, 한국수자원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일환이다. 총 3027억원이 투입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원지역 대표공약이기도 하다.
지난 7월 10일 기재부 예산타당성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강원도는 춘천시 동면 지내리 907번지 일원 23만8000평의 부지에 ▲클라우드 비즈니스 플랫폼 융합단지 ▲스마트 첨단농업단지 ▲수력에너지 특화단지 ▲스마트 생태 주거단지를 만든다.
이중 K-클라우드 파크는 클라우드 비즈니스 플랫폼 융합단지 내 21만2000㎡(데이터센터 집접단지는 15만5000㎡)에 조성된다. 이미 티맥스소프트(티맥스오에스)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강원도 춘천에는 현재 네이버와 더존비즈온, 삼성SDS 데이터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다. 수도권과 인접해있고 연 평균기온은 11.2℃로 전국 평균보다 낮으며, 소양강 댐을 이용한 수열에너지 활용 등으로 데이터센터 입지에 최적이라는 것이 강원도 측의 설명이다.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발생빈도가 낮고, 위험시설이나 핵발전소, 항공기 항로 등이 없으며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이와 관련, 김경구 강원도 데이터산업과장<사진>은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K-클라우드 파크의 가장 큰 장점은 소양강댐의 심층 냉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라며 “이를 통해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를 친환경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춘천 사람들은 한여름에 수돗물로 샤워를 못한다고 할 정도로 물이 차갑다”며 “2013년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한 네이버의 경우 수열에너지를 통해 초기 투자비용을 약 100억원 가량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이 K-클라우드 파크에 들어오면 데이터센터 운영비용을 대폭 절감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155개의 전체 사용 전략은 32억55만kWH로 4309억을 지출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수열에너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이전에 없던 탄소제로형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양강댐 냉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는 데이터센터 냉각에 사용된 후 다시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내 스마트 첨단농업단지(K-스마트팜)에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 'K 클라우드파크'를 중심으로 강원도에 첨단 IT기업 유치 노력
이와 함께 데이터 관련 기업을 유치해 빅데이터 산업을 춘천의 미래 전략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전자, 임상데이터 등을 활용한 정밀의료서비스 등 의료솔루션 관련 기업을 유치해 클라우드 기반 AI 빅데이터 산업을 키울 계획이다. 또. 입주 기업들에게 조세감면과 종사자 택지공급 등 강력한 투자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 과장은 “IT종사자들이 실리콘밸리처럼 ‘힐링’도 하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제2경춘국도가 건설되면 수도권과의 심리적인 거리감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