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산업 경쟁력 약화와 국가 안보 위협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며, 정부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12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지도 데이터의 반출이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둘러싼 산업·안보적 영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실천 포럼’이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소속 의원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모정훈 연세대학교 교수, 전성민 가천대 교수, 이일호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본부장, 정주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 등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고동진 의원은 “최근 고정밀 지도 데이터 관리가 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안보, 소버린 AI(주권 기반 인공지능)를 위한 데이터 주권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남북이 대치 중인 안보 현실을 고려할 때,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은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유지와 국가 안보 측면에서 신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의는 최근 구글이 국토지리정보원에 요청한 고정밀 지도 반출 신청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은 지난 2월 18일, 1:5000 축척의 한국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고자 정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2007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 시도로, 2016년에는 ‘포켓몬 GO’ 출시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당시 반출은 무산됐다.
이번 신청서에는 한국 정부가 제시한 보안 조건 일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군사시설 등 보안 시설에 대한 ‘블러 처리’ 조항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 및 한국 보안 영상 활용 등 정부가 요구한 핵심 조건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고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최진무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고정밀 지도가 반출되면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위험이 있다”며 “군사시설, 핵시설, 공항 등 민감한 시설 정보가 변경될 때마다 외국 기업이 협조적일지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승엽 국립부경대학교 정보융합대학 교수도 “해외 기업의 지도 서버에 대한 실질적인 보안 통제는 불가능하다”며 “국방부가 위성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의 주요 안보 시설 노출 문제로 저해상도 처리를 요청했지만, 수년째 응답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처럼 안보와 직결된 사안을 단순한 무역 이슈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산업 생태계와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도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정훈 연세대학교 교수는 “지도 기반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 시장이 글로벌 기준 약 8조 원 규모이며, 연평균 15%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자율주행 등 미래 서비스에서는 고정밀 데이터가 핵심 인프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도 데이터 시장이 해외에 종속될 경우,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급속히 약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정주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 또한 “구글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많은 스타트업들이 API 품질과 글로벌 확장성을 이유로 구글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이후 락인(Lock-in) 현상으로 인해 요금 인상, 광고 강제, API 정책 변경 등에 무기력하게 종속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 측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다각도의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장원 산업통상자원부 디지털경제통상과 과장은 “국외 반출 협의체를 구성해 안보, 산업, 통상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외 반출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며 “관광 등 실익과 첨단 산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해 관계 부처와의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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