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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티 안 나야’ 대중화된다?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로 살펴본 매스어답션

차이 사용화면./출처=테라 홈페이지
차이 사용화면./출처=테라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매스 어답션(Mass Adoption, 대중적 수용)'은 예전부터 블록체인 업계에서 유행한 단어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도 일반 서비스처럼 널리 쓰이게 하자는 뜻으로, 업계에서 매스 어답션은 일종의 목표이자 숙제였다. 업계 종사자들도 매스 어답션을 이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왔다.

최근에는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가 공격적으로 사용처를 확장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중 매스 어답션을 이룬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블록체인을 내세우기보다 뒷단에서만 활용하는 차이의 특징이 부각되면서, 블록체인 사용 사실이 ‘티 나지 않아야’ 매스 어답션이 가능하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매스어답션에 다가가는 ‘차이’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헬로네이처에 결제수단으로 차이가 도입됐다. 지난달 30일에는 아프리카TV에서 별풍선을 결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도입됐으며, 지난달 15일에는 캐치패션에도 도입됐다.

차이는 지난해부터 한달에 한 두 개 꼴로 꾸준히 제휴처를 넓혀오고 있다. 현재 차이로 결제가 가능한 제휴처는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업체부터 마켓컬리, 아이디어스, 야놀자 등 유명 서비스까지 총 27개에 달한다.

차이 제휴처 및 할인 혜택들./출처=차이 앱
차이 제휴처 및 할인 혜택들./출처=차이 앱
해당 서비스들의 사용자를 차이의 잠재 사용자라고 가정하면, 블록체인 기술이 쓰인 서비스 중에선 매우 많은 사용자 풀을 확보한 편에 속한다. 실제로 차이 사용자는 4일 기준 176만 8538명이다. 매스 어답션을 어느 정도 창출한 셈이다. 최근에는 차이 카드를 출시하며 오프라인 결제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티가 안 나”…매스어답션 사례 된 배경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는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100만 사용자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와 달리 차이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블록체인 기술이 쓰인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차이에는 블록체인 기업 테라의 기술이 쓰인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중개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수수료를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차이에 금액을 충전하면 해당 금액이 테라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가치변동성이 없는 암호화폐)인 ‘테라KRT’로 바뀌어 결제되고, 테라 블록체인에 결제 내역이 기록된다. 결제 내역은 블록체인 탐색기 ‘차이스캔’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차이 사용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해도 서비스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절감된 수수료가 사용자들에게 할인 혜택으로 돌아가지만 이런 사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사용자들에게 차이는 할인 혜택이 많은 간편결제 서비스일 뿐이다. 차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은행 계좌와 연동해 금액을 충전한 뒤 결제용으로 사용하면 된다.

“블록체인 쓴다는 것 자체에 집중해선 안돼”

테라도 블록체인 기술이 티 나지 않는 점이 매스 어답션을 창출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테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용자들은 단순히 은행 계좌를 차이 서비스에 연결하면 된다”며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은 뒷단에서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UI(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매스 어답션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현재 차이에서는 매일 수백만 달러가 결제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블록체인이 눈에 띄지 않아도, 차이 덕분에 테라의 블록체인 생태계는 확장된다. 테라 측은 “차이 사용사례가 늘어나면서 테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거래량이 증가하고 네트워크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블록체인 서비스도 블록체인 기술을 쓴다는 것 자체에 집중할 게 아니라 기존 서비스들을 넘어설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블록체인의 성능이나 효용이 중요하지 않다”며 “그저 기존 서비스처럼 편리하고 제휴처가 많아져야 대중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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