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 2위 딜라이브와 5위 현대HCN이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4위인 CMB도 매각을 공식화했다. 통신3사가 어떤 사업자를 인수합병(M&A) 하느냐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의 순위가 다시 한 번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3사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한담 CMB 회장은 9일 “반세기 넘는 시간 CMB의 역사와 가치를 쌓아 온 모든 임직원의 열정과 헌신을 소중히 여긴다”며 “구성원들이 새로운 비전을 갖고 한국 미디어산업을 한층 발전시킬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엄중한 결심으로 M&A 착수를 어렵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CMB가 과거 타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나 통신사에 물밑에서 매각의사를 타진한 적이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매각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재적 매물이 M&A 시장에 공식 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물적분할을 통해 케이블TV 사업을 매각하는 현대HCN과 수년전부터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딜라이브, 그리고 업계 4위인 CMB까지 케이블 5대 MSO가 팔렸거나 팔리게 될 운명에 처해졌다.
이번 CMB 매각 선언에 대해 방송 업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딜라이브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통신3사가 현대HCN 인수합병에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매각을 늦출 경우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M&A 성패는 CMB가 자신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하느냐에 달려있다.
딜라이브 매각이 난항을 겪었던 이유는 1조원 이상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CJ헬로(현 LG헬로비전)보다 더 높은 가치를 매기다 보니 통신사가 외면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격 측면에서 CMB는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CMB 가입자는 154만으로 현대HCN 133만보다 많다. 하지만 가입자 대부분이 8VSB(8-Vestigial Side Band) 가입자다. 8VSB는 아날로그 케이블TV 방송 가입자의 디지털 복지 향상을 위해 도입됐다. 화질은 디지털이지만 양방향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가격도 아날로그 방송 수준이다.
당연히 가입자당매출도 타 MSO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다.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다른 MSO 에 비해 매력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CMB는 매각을 공식 선언하기 전 지난해 일부 통신사와 접촉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CMB에 대한 관심도는 높지 않은 상태다.
물론 변수도 있다. 통신사 시선은 현대HCN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 1위를 사수해야 하는 KT, 2위 자리를 지키려 하는 LG유플러스, 2위 탈환을 넘어 1위 자리까지 넘보려 하는 SK텔레콤 등 통신3사의 당면과제를 잘 활용한다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물밑접근 방식이 아니라 매각을 공식 선언한 이유다. 점유율 방어 측면에서 154만 가입자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CMB는 CJ헬로나 티브로드처럼 1대 주주 자리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현금을 받고 전체 지분을 넘기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통신3사는 예비입찰을 통해 현대HCN 내부사정 파악에 나섰다. 당연히 CMB의 상태 및 가격 파악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CMB가 유료방송 M&A의 돌풍이 될 수 있을지 외면 끝에 헐값으로 매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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